빗길 교통사고 발생 시, 사망률 최대 1.6배 증가한다... 치사율 8.7%
빗길 교통사고 발생 시, 사망률 최대 1.6배 증가한다... 치사율 8.7%
  • 이건호 기자
  • 승인 2021.08.31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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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로공사, 지난 3년간 1087건 사고로 95명 사망

한국도로공사는 오는 9월에도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빗길 고속도로 주행 시 운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31일 밝혔다.

도로공사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18~2020) 빗길 고속도로에서는 총 1087건의 사고로 95명이 사망했으며, 치사율은 8.7%로 전체 사고 치사율(5.5%)의 약 1.6배에 달한다.

특히 지난 23일에는 전국에 강한 비가 내리면서 빗길사고로 인해 고속도로에서 총 3명의 운전자가 사망했다.

빗길 운전이 위험한 이유는 비로 인해 평소보다 시야 확보가 어렵고, 타이어와 노면 사이의 마찰력이 감소해 마른 노면일 때보다 차량의 제동거리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빗길에서 평균 제동거리는 맑은 날에 비해 최대 1.8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타이어 마모도가 높은 타이어는 새 타이어에 비해 제동거리가 최대 1.5배까지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이 고인 빗길에서는 수막(水膜)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는데, 수막이 생기면 타이어가 접지력을 상실하고 미끄러지기 때문에 고속으로 주행 시 큰 사고로 이어지기 쉽다.

이에 따라 빗길사고 예방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최고제한속도보다 최소 20%이상을 감속하고, 앞 차량과의 안전거리를 확보해야 한다고 도로공사 측은 당부했다.

폭우·안개 등으로 가시거리가 100m 이내인 경우에는 제한속도의 50%이상 감속하고, 차량이 안전하게 멈출 수 있는 충분한 시간과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

특히 국지성 호우 등 앞을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비가 갑작스럽게 내릴 경우는 휴게소나 졸음쉼터 같은 안전한 곳에서 잠시 비를 피하는 것이 좋다.

또한 우천 시에는 운전자 시야 확보뿐만 아니라 주변 운전자들이 차량을 인식하기 쉽도록 낮에도 전조등을 켜고, 대형차 주변은 물보라가 많이 생기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안전하다.

도로공사는 비오는 날에도 고속도로의 주행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일부 구간에 적용하던 '우천 시 잘 보이는 차선'을 차로 수나 위치에 관계없이 고속도로 전 구간으로 확대하고 있다.

해당 차선은 우천형 유리알이 혼합된 기능성 도료를 사용하는데, 이 도료는 차선에 물기가 있어도 빛이 유리알에 정반사되어 차선이 잘 보이고 내구성이 높아 안전한 주행환경을 제공한다.

또한 강우상황에 따라 도로전광표지(VMS)에 안전운전 안내 문구를 집중 표출하고, 취약구간(184개 구간)의 경우 가변 속도제한시스템(VSL)을 도입해 기상상황에 맞는 제한속도 및 안내 문구를 표출하고 있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우천 시를 대비해 주기적인 차량점검도 중요하다"며 "수막현상을 방지하려면 타이어 트레드 깊이를 미리 확인하고, 적정 공기압을 맞춰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