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영양관리 등 노쇠 예방 프로그램, 노인 생존율 향상에 기여”
“운동·영양관리 등 노쇠 예방 프로그램, 노인 생존율 향상에 기여”
  • 서다은 기자
  • 승인 2021.09.08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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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일영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제공
장일영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제공

70대 후반 노인이 운동·단백질 보충 등에 6개월 집중 투자하면 요양병원에 덜 가고, 건강수명이 5.2개월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장일영 교수는 강원도 평창군 보건의료원과 77세 노인 383명을 30개월 추적 조사했다. 2015년 8월~2017년 1월 187명의 노인이 6개월씩 돌아가며 노쇠 예방프로그램을 따르게 했다. 196명은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았다. 프로그램 종료 후 2년간 두 그룹의 변화를 비교했다.

참여 그룹은 평균 28.5개월 집에서 건강하게 지내다 숨지거나 요양병원·요양원으로 들어갔다. 미참여 그룹은 23.3개월 만에 숨지거나 입원하면서 집을 떠났다. 참여 그룹 노인의 13%가 숨지거나 요양병원에 갔지만, 미참여 그룹은 35.1%였다.

장일영 교수는 “6개월 노쇠 예방에 집중 투자했더니 5.2개월 건강수명이 늘었다고 볼 수 있다”며 “노인이 요양병원에 가지 않고 집에서 건강한 생활을 하면 삶의 질이 달라진다”고 말했다.

그동안 노쇠 예방 프로그램의 단기 효과 연구는 있었지만, 프로그램 종료 후 장기 생존율과 건강 효과를 분석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세계적으로도 드문 일이다. 장 교수는 “노쇠 예방 프로그램 참여 전에는 근력이나 신체 기능이 같은 연령대 노인의 평균보다 떨어졌는데, 프로그램 참여 후 몰라보게 좋아질뿐더러 효과가 지속돼 수명까지 늘린다는 점을 이번에 증명했다”고 말했다.

노쇠 예방프로그램은 다섯 가지 분야로 구성됐다. ▲스쿼트, 플랭크 등 근력 운동 20분과 한쪽 발 들고 서 있기 등 균형 운동 20분, 빨리 걷기, 계단 오르내리기 등의 유산소운동 20분 등을 일주일에 2회 실시했다. 그리고 매달 강도를 조금씩 늘려갔다. ▲탄수화물, 단백질, 필수 아미노산, 지방 등이 골고루 함유된 식품을 하루에 두 번씩 섭취토록 하고 월 1회 건강 식단 교육을 했다. ▲우울증 상담관리와 필요시 약물처방을 실시했다. ▲중복되거나 상호 충돌하는 약을 정리하고, 주기적으로 간호사가 방문해 정해진 용법에 따라 약을 잘 복용하는지 관리했다. ▲화장실에 손잡이를 다는 등 낙상방지 시설을 설치하는 등의 관리도 실시됐다.

장일영 교수는 “의료진과 함께 전문적으로 노쇠를 예방하기 위해 신체 및 정신 건강, 외부 환경 등을 세밀하게 종합적으로 관리하면 장기적으로 노년층의 삶의 질과 건강 상태가 훨씬 좋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영국 노인의학학회에서 발간하는 국제학술지 ‘나이와 노화(Age and Ageing)’ 최근호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