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사상 첫 800만명 돌파… 임금근로자 10명 중 4명
비정규직 사상 첫 800만명 돌파… 임금근로자 10명 중 4명
  • 서다은 기자
  • 승인 2021.10.26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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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근로형태별 부가조사 결과’ 발표
청년 구직자들이 취업박람회 게시대에서 채용정보를 확인하고 있다. GBN뉴스 사진자료
지난해 비정규직 근로자 수가 사상 처음으로 800만명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GBN뉴스 사진자료

지난해 비정규직 근로자 수가 사상 처음으로 800만명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정부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추진했지만, 문 정부가 출범한 지난 2017년 657만8000명이었던 비정규직 근로자 수는 4년간 150만명 이상 증가했다.

통계청이 26일 발표한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 형태별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전체 임금 근로자는 2099만2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044만6000명보다 54만6000명 증가했다. 이중 비정규직은 742만6000명에서 806만6000명으로 늘었다. 비정규직 수가 800만명을 넘어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전체 임금 근로자에서 비정규직이 차지하는 비중은 38.4%로, 전년 동기 대비 2.1%포인트 커졌다. 정규직은 1292만7000명(61.6%)을 기록했다.

비정규직 806만6000명 가운데 60세 이상은 240만3000명으로 집계됐다. 비중으로 보면 29.8%로 가장 크다. 뒤를 이어 50대 20.7%(166만7000명), 40대 17.6%(141만9000명), 20대 17.5%(141만4000명), 30대 12.6%(101만6000명) 순이었다. 비정규직 근로자 수는 30대(-6000명)만 줄어들고, 나머지 연령대에서는 늘어났다.

비정규직을 성별로 보면 여성이 449만1000명으로 전체 비정규직에서 55.7%를 차지했다. 55.1%였던 지난해보다 조금 커졌다. 산업군 중 비정규직이 가장 많은 분야는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이었다. 전체 비정규직의 16.8%(135만6000명)가 이 분야에 종사했다. 건설업과 사업시설 관리, 사업지원 및 임대 서비스업이 각각 11.0%(89만 명)로 뒤를 이었다.

비정규직 근로자 수가 가장 많이 증가한 분야도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22만8000명)으로 나타났다. 교육서비스업(8만5000명)과 사업시설 관리, 사업지원 및 임대 서비스업(6만6000명)이 뒤를 따랐다. 공공행정, 국방 및 사회보장 행정은 2만2000명 감소했다.

비정규직 근로자는 단순 노무 종사자가 270만9000명(33.6%)으로 가장 많았다. 전문가 및 관련 종사자(125만2000명·15.5%)와 서비스종사자(115만2000명·14.3%)도 많았다. 비정규직의 교육 정도는 고졸 학력자가 348만3000명(43.2%)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대졸 이상 284만1000명(35.2%), 중졸 이하 174만2000명(21.6%) 순이었다.

비정규직을 유형별로 보면 한시적(기간제+비기간제) 근로자가 517만1000명(64.1%)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6만4000명 늘었다. 시간제 근로자는 351만2000명(43.5%), 비전형 근로자는 227만8000명(28.2%)으로 같은 기간 각각 26만 명, 20만5000명 증가했다. 시간제 근로자는 같은 직장에서 동일한 업무를 하는 통상 근로자보다 더 짧은 시간 근무하며 주 36시간 미만 일하는 경우다. 비전형 근로자는 특수한 형태의 노동을 제공하는 근로자로, 파견·용역·일일 등의 근로자가 여기에 포함된다.

비정규직의 임금 수준은 정규직의 절반을 약간 넘는 수준이었다. 최근 3개월(6~8월) 비정규직의 월평균 임금은 176만9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만8000원(3.4%) 올랐다. 정규직은 월평균 333만6000원으로 같은 기간 10만2000원(3.2%) 늘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임금 격차는 156만7000원으로 전년(152만3000원)보다 4만4000원 늘었다. 이는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4년 이후 가장 큰 격차다. 임금근로자 전체의 월평균 임금은 273만4000원으로 1년 전보다 2.0%(5만3000원) 올랐다.

임금근로자의 평균 근속 기간은 5년 10개월로 작년과 비교해 2개월 감소했다. 정규직은 8년으로 1개월 줄었고, 비정규직은 2년 5개월로 동일했다. 임금근로자의 주당 평균 취업 시간은 35.4시간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시간 감소했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보도참고자료를 내고 “기업의 채용 수요가 회복되고 있으나, 방역 관련 불확실성 등의 영향으로 근로 계약 기간이 정해진 기간제 일자리를 중심으로 비정규직 고용이 늘었다”며 “양질의 민간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정책 지원을 지속하고 ‘단계적 일상 회복’을 통해 고용시장 불확실성을 해소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