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걷는 속도 느려진다면 근감소증 의심해야”
“노인 걷는 속도 느려진다면 근감소증 의심해야”
  • 이건호 기자
  • 승인 2021.11.09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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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울대병원 50세 이상 성인 남성 연구결과
한 노인이 스마트벨트와 앱을 활용해 보행속도를 측정하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한 노인이 스마트벨트와 앱을 활용해 보행속도를 측정하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보행 속도는 노인의 노쇠 현상을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척도이다. 이것과 밀접한 지표가 근육이다. 검사실이 아니라 실제 생활에서 걷는 속도를 측정해 근력 감소와 밀접하다는 사실을 입증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분당서울대병원 노인병내과 김광일 교수와 전남대병원 노년내과 강민구 교수 연구팀은 50세 이상의 성인 남성 106명(평균 연령 71세)의 보행 속도를 4주간 측정했다. 이들은 벨트 형태의 웨어러블 기기를 착용했다.

참가자는 총 21만회 걸었다. 이들의 평균 보행속도는 초당 1.23m였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속도가 떨어졌다.

근감소증이 있는 참가자의 속도는 1.12m/s, 근감소증이 없는 참가자는 1.23m/s이었다. 근력이 낮은 참가자(악력<28kg)의 평균 보행속도는 1.15m/s, 정상 근력 참가자는 1.23m/s였다. 근육량이 적은 참가자(골격근질량<7.0kg/m2)와 정상 근육 질량을 가진 참가자는 각각 1.22m/s, 1.25m/s였다. 연구팀은 “일상생활의 보행속도가 곧 하지 골격근량과 유의미하게 관련이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근감소증이란 근육량의 감소 및 근력의 저하를 의미하는 질환으로, 일상생활에 장애를 초래하고 낙상 빈도를 높인다. 또 사회 활동을 위축시킨다. 종전에는 자연적인 노화 과정으로 여겼지만, 이제는 정식 질병으로 인정한다.

김광일 교수는 “그동안 주로 검사실에서 1~2회의 측정했지만 이번 연구는 간편한 웨어러블 기기를 활용해 개개인의 실제 보행속도를 연속적으로 평가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벨트 형태의 기기를 쓰다 보니 사용자가 보행속도를 확인할 수 있고, 실제 보행속도가 저하되는 경우 근감소증 관련 진료의 필요성을 인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강민구 교수는 “보행속도는 노쇠의 주요 예측 인자이자 근감소증 진단 및 기능상태 평가에 있어 대단히 의미 있는 평가 도구”라며 “웨어러블 기기가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는 보행속도뿐만 아니라 보행균형 등 노인 보행과 관련된 보다 다양하고 정확한 정보를 장기적으로 축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SCI 저널인 Journal of Medical Internet Research 최근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