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검진 기피, 신규 암 진료 환자 4년 만에 감소
코로나로 검진 기피, 신규 암 진료 환자 4년 만에 감소
  • 이건호 기자
  • 승인 2021.11.29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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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암 검진 수검률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가 암 검진 수검률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가 암 검진 수검률 감소로 국내 신규 암 진료 환자 수가 크게 줄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29일 코로나19 장기화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국민에게 적극적인 건강관리를 위해 암 질환의 의료이용 현황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암 질환의 의료이용 현황 분석 결과를 보면, 최근 5년간(2016~2020년) 암 진료 환자 수는 꾸준히 증가했으나, 최근 1년간 신규 암 진료 환자 수는 3.0% 감소했다. 4년 만에 암 신규환자가 감소세로 전환된 것이다. 이는 암 검진 수검률과 암 진단 검사 실시 환자수의 감소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감소 폭은 40~50대, 70대에서 크게 나타났다. 40대는 2019년 3만9170명이 새로 암 진료를 받았으나 지난해에는 3만7302명으로 줄었다. 50대는 6만610명에서 5만6536명으로 줄었다.

암 종류별로는 위암과 결장암(대장암의 일종)이 많이 줄었다. 둘 다 내시경으로 진단하는 특성 때문에 내시경 검진을 줄인 게 신규 진료 감소 요인으로 분석된다. 위암은 2019년 2만8535명에서 지난해 2만5799명으로 줄었다.

신규 암 진료가 줄어든 이유는 암 검진 감소 때문이다. 올해 1~6월 국가 무료 암 검진을 받은 비율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6.4% 줄었다. 위‧간‧대장‧유방‧자궁경부 등 모든 암의 검진이 감소했다.

또 위‧결장‧직장‧유방암 관련 진단검사를 받은 환자가 2016~2019년 꾸준히 증가하다가 지난해 감소했다.

심평원은 암 전문가의 견해를 인용해 “암을 조기에 발견하려면 정기적인 검진이 매우 중요하다. 코로나19로 인해 암 검진 감소로 조기 진단이 지연될 수 있고, 진단이 늦어지면 암의 예후와 사망률 등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심평원은 암 검진 감소가 사망률을 증가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국립암연구소에 공개된 연구자료에 따르면 팬데믹 초기 6개월간 유방촬영검사가 줄었고, 이로 인해 증상이 있는 사람의 암 진단이 지연됐다. 연구진은 이로 인해 2030년까지 초과 사망 유방암 환자가 0.52% 증가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검사 감소가 12개월 지속할 경우 사망자가 1.14% 늘 것으로 내다봤다. 연구진은 “신속한 암 선별검사, 증상이 있는 환자에 대한 진단 지연을 최소화하는 노력이 지속하여야 팬데믹 관련 영향을 크게 완화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심평원도 “암 질환의 조기 진단과 적절한 치료를 위해서는 국가 암 검진 등을 정기적으로 수검하고, 암 가족력 등 위험요인이 있거나 주요 이상 증상이 있을 경우에 적극적으로 병원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