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부부 7.6만쌍 줄었다… 내 집 마련 어려우니 출산도 꺼려
신혼부부 7.6만쌍 줄었다… 내 집 마련 어려우니 출산도 꺼려
  • 서다은 기자
  • 승인 2021.12.09 13: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통계청, 2020년 신혼부부통계
지난해 평균 자녀 수 0.68명
ⓒ통계청 제공
ⓒ통계청 제공

지난해 결혼한 지 5년 이내 신혼부부가 전년 대비 7만6000쌍 줄었다. 신혼부부의 절반 이상이 맞벌이를 택하면서 소득은 늘었다. 하지만 같은 기간 대출 잔액은 18.3% 증가했다. 주택 소유율은 1년차 부부는 물론 5년차 부부도 전년 대비 떨어졌다. 부부가 함께 돈을 버는데도 대출은 늘고 주택 소유율은 하락한 것이다. 평균 자녀 수도 0.68명까지 내려갔다.

통계청이 9일 발표한 ‘2020년 신혼부부 통계’에 따르면 국내 신혼부부는 2019년 126만쌍에서 지난해 118만4000쌍으로 1년 만에 6.1%(7만6000쌍) 감소했다. 통계청이 신혼부부 통계를 낸 2015년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이다. 통계청이 정의하는 신혼부부란 매년 11월 1일 기준 최근 5년 이내 혼인 신고를 하고 국내에 거주하면서 혼인 관계를 유지 중인 부부다.

초혼 신혼부부의 지난해 연간 평균 소득은 5989만원으로, 2019년의 5707만원보다 4.9% 늘어났다. 맞벌이 비중이 커진 것이 소득 증가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에 따르면 초혼 신혼부부 93만8000쌍 가운데 지난해 10월 기준 맞벌이 부부는 52.0%(48만7000쌍)로, 전년(49.1%)과 비교해 2.9%포인트 상승했다. 2020년은 처음으로 모든 연차(1~5년차)의 맞벌이 비중이 외벌이보다 높아졌다.

부부가 함께 돈을 버는데도 빚은 늘었다. 지난해 초혼 신혼부부 중 금융권 대출잔액이 있는 부부는 전체의 87.5%로, 전년(85.8%)보다 1.7%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권 대출을 받은 초혼 신혼부부의 대출잔액 중앙값은 1억3258만원으로 1억1208만원이던 2019년보다 18.3% 증가했다.

혼인 연차별 주택 소유율은 모든 신혼부부 연차에서 전년 대비 감소했다. 1년차 부부의 경우 주택 소유율이 2019년 29.9%였는데 지난해에는 29.7%로 낮아졌다. 3년차의 주택 소유율은 같은 기간 43.0%에서 42.6%로 낮아졌다. 5년차 신혼부부 역시 53.4%에서 52.8%로 주택 소유율이 위축했다.

맞벌이가 늘고, 빚이 늘고, 주택 소유가 힘들다 보니 자녀 수도 감소했다. 초혼 신혼부부 93만8000쌍 중 자녀가 없는 부부는 전체의 44.5%(41만8000쌍)로 2019년의 42.5%와 비교해 2.0%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자녀가 있는 부부 비중은 55.5%였다. 유자녀 비중은 이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15년 64.5%에서 2020년 55.5%로 5년 만에 9%포인트 하락했다. 작년 평균 자녀 수는 0.68명으로 전년(0.71명)보다 0.03명 감소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초혼 신혼부부가 만 5세 이하 자녀를 키울 때 어린이집을 이용하는 비중은 48.5%로 전년보다 1.8%포인트 줄었다. 맞벌이 부부는 어린이집(53.2%)이 가정양육(40.3%)보다 많고, 외벌이 부부는 가정양육(49.0%)이 어린이집(44.6%)보다 많았다.

차진숙 통계청 행정통계과장은 “신혼부부와 자녀 수 감소는 쭉 이어져 온 사회 현상”이라며 “결혼에 대한 가치관 변화, 경제적 사유,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결혼 연기 등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