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장기화… 국민 5명 중 1명 ‘우울 위험’
코로나19 장기화… 국민 5명 중 1명 ‘우울 위험’
  • 서다은 기자
  • 승인 2022.01.11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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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가 가장 위험해
코로나에 대한 두려움은 감소 추세
ⓒ보건복지부 제공
ⓒ보건복지부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발 초기인 2020년 3월과 비교할 때, 우울감을 호소하고 극단적 선택까지 생각하는 사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30대에서 이런 현상이 두드러졌다. 젊은 연령대일수록 ‘코로나 블루(우울감)’를 심하게 앓고 있는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11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코로나19 국민 정신건강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가 전국 19~71세 성인 2063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12월 1~13일 온라인을 통해 진행했다.

지난해 3월과 비교하면 자살 등 극단적 선택을 생각하는 비율이 다소 줄어 정신건강 수준이 나아진 것으로 나타났으나, 코로나 발생 초기와 비교하면 자살을 생각하는 비율이 40%나 증가(2020년 3월 9.7% -> 2021년 12월 13.6%)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코로나 장기화와 ‘사회적 거리두기’ 지속 등으로 국민 5명 중 1명은 우울감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30대에서 우울 점수와 우울 위험군 비율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30대 우울 점수는 6.4점으로, 점수가 가장 낮은 연령대인 60대 이상(4.2점)보다 1.5배 높았다. 우울 위험군 비율은 27.8%로 60대 13.8%(2배), 50대 16.0%(1.7배)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30대의 우울 점수와 우울 위험군 비율은 2020년 3월 조사를 시작한 이후 지속적으로 다른 연령대에 비해 높게 나타나고 있다.

성별로 살펴보면, 우울 점수와 우울 위험군 모두 여성이 남성보다 높게 나타났다. 특히 30대 여성의 우울 점수는 7점, 우울 위험군이 33%로 3명 중 1명이 위험 수준의 우울감을 겪는 것으로 조사됐다.

극단적 선택을 생각하는 비율은 코로나 초기인 2020년 3월 조사 이후 지난해 3월 16.3%까지 늘었으며, 지난해 9월부터 13%대를 유지하고 있다.

연령대별로 자살을 떠올린 사람이 가장 많은 연령대는 30대 남성이 22.4%로 전체 성별과 연령대를 통틀어 가장 높았다. 20대 여성 17.3%, 20대 남성 17.2% 순으로 나타났다.

다만 코로나에 대한 두려움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감소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두려움 점수는 총점 3점 중 1.7점, 불안 점수는 총점 21점 중 4.6점이다. 영역별로는 사회·여가 활동 방해 정도가 가장 높고, 그 다음이 가정생활 방해, 작업 방해 순이었다.

심리적으로 지지하는 대상은 ‘가족’이라는 답변이 62.3%로 가장 많은데, 20대만 ‘가족’ 대신 ‘친구 및 직장동료’라고 답하는 비율이 다른 연령대보다 매우 높았다. 심리적 어려움을 대처하는데 도움이 되는 사람이 ‘없다’고 대답한 비율은 30대가 13.6%, 20대가 12.4%로 높았다.

심리상담, 정신과 치료 등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각각 1.47점, 1.46점으로, 코로나19 발생 초기인 2020년 3월보다는 늘었다.

정은영 보건복지부 정신건강정책관은 “코로나가 2년 가까이 장기화하면서 자살률 증가 등 국민 정신건강이 나아지지 않고 있어 이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며 “전문가들도 경제적·사회적 영향이 본격화하는 시기에 정신건강 문제가 심화할 것을 우려하고 있어 앞으로 단계적 일상회복과 함께 국민 정신건강 회복을 위한 정책을 촘촘히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