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이혼상담 전년보다 9% 늘어… 60대 이상 남성 20년 새 6배 증가
작년 이혼상담 전년보다 9% 늘어… 60대 이상 남성 20년 새 6배 증가
  • 서다은 기자
  • 승인 2022.03.02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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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가정법률상담소 2021년 상담통계
남녀 이혼사유 ⓒ한국가정법률상담소 제공
남녀 이혼사유 ⓒ한국가정법률상담소 제공

코로나19 장기화 여파로 가정 경제가 더 궁핍해지고 이는 고스란히 가정불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일 가정법률상담소의 ‘2021년도 상담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상담소가 진행한 이혼 상담은 총 4616건이었다.

이 가운데 여성 내담자가 3475명(75.3%), 남성 내담자가 1141명(24.7%)이었다.

지난해 이혼 상담 건수는 전년(4239건)보다 8.9% 증가했다.

이에 대해 상담소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성격 차이로 인한 부부 간 갈등, 경제 문제가 더 심각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혼 상담을 한 여성의 48.8%가 남편으로부터 폭행을 당했다고 호소해 가정 내 폭력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상담소는 진단했다. 이런 비율은 2020년 48.3%에서 소폭 증가했다.

이들은 계속되는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답답함과 우울감이 늘고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갈등 상황에 노출되는 경우가 더 많아졌다고 상담소에 호소했다.

또 분노를 조절하지 못하는 남편이 자신뿐만 아니라 자녀들에게까지 폭력을 행사하는 경우가 있어 이혼을 결심하게 됐다는 사례가 많았다고 상담소는 전했다.

코로나19로 인해 가정경제도 악화하고 있었다.

상담소에 따르면 지난해 경제 갈등을 이유로 한 상담 비율이 여성(9.6%)과 남성(7.8%) 모두 전년(여성 7.6%·남성 4.2%)보다 늘었다.

상담소 관계자는 “실직이나 폐업 등으로 인해 당장 생계가 막막한 이들이 많았는데 이들은 계속된 경기 불황으로 안 그래도 사는 게 팍팍했는데 코로나19까지 겹쳐 심각한 경제 위기 상태에 내몰리게 되었다고 호소해왔다”고 전했다.

또 2~3년 사이 부동산 가격과 주가가 치솟으면서 부부간에 투자에 대한 의견이 달라 극심한 갈등을 겪는 이들도 있었다.

배우자 반대로 투자를 못 한 경우, 배우자 몰래 무리한 투자를 해 손해를 본 경우, 실직 후 소유한 부동산을 매도해 자영업을 시작했으나 실패한 경우 등 다양한 사유들로 경제 위기를 겪게 된 가정이 많았다.

아울러 60대 이상 남녀의 ‘황혼이혼’ 상담 비율도 가파르게 증가했다.

최근 20년간 60대 이상 이혼 상담 비율을 보면 여성은 2001년 4.5%에 불과했으나 2011년 9.2%, 지난해 25.7%로 급증했다.

남성은 2001년 7.7%, 2011년 15.0%로 늘었고 다시 지난해 47.7%로 급격히 증가했다. 20년 만에 여성은 5.7배로, 남성은 6.2배로 증가한 셈이다.

노년 여성은 나이가 들어서도 남편의 폭력이 줄지 않고, 자녀 양육과 가사 활동으로 퇴근 없이 평생을 살아왔는데 늙어서도 퇴직할 수 없어 고통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았다. 노년 남성의 경우 경제력이 떨어지자 아내와 자녀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소외, 박탈감 등으로 견디기 어렵다고 호소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상담소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