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MZ세대, 소득·소비 줄고 빚은 늘어”
한국은행 “MZ세대, 소득·소비 줄고 빚은 늘어”
  • 서다은 기자
  • 승인 2022.03.15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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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세대보다 소득, 자산, 소비 모두 취약
주택마련 늘면서 부채도 급증

10대 후반에서 30대까지의 이른바 ‘MZ세대’가 20년 전, 같은 연령대 젊은이들과 비교해 소득은 크게 늘지 않았지만, 총부채는 4.3배 수준으로 크게 났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한국은행이 15일 발표한 ‘MZ세대의 현황과 특징’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현재 MZ세대(24~39세·1980∼1995년생 결혼한 상용직 남성 가구주)의 근로소득은 2000년 동일 연령대(24~39세)의 근로소득과 비교해 1.4배 높아졌으나, 총부채가 4.3배 수준으로 크게 늘고 소비는 오히려 낮아지는 등 이전 세대보다 취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근로소득은 1.4배 늘긴 했지만, X세대(2018년 현재 40∼54세·1965∼1979년생), BB세대(55~64세·1955~1964년생)의 근로소득이 2000년 같은 연령대의 1.5배, 1.6배인 것과 비교하면 이전 세대에 비해 증가 폭이 작아졌다.

금융위기 이후인 2010년의 같은 연령대와 비교해도, 2018년 현재 MZ세대의 근로소득 배수는 1.07로 X세대(1.08)나 BB세대(1.2배)보다 낮았다.

이 보고서는 근로소득 외에도 자산, 부채, 소비 등에 있어선 이전 세대에 비해 취약한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같은 기간 MZ세대의 금융자산은 2012년 동일 연령대 금융자산에 비해 일부(1.3배 수준) 높아지기도 했으나 전 기간(2001~2018년)을 보면 증가 폭이 거의 정체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 보고서는 “취업난 등으로 금융자산 축적을 위한 종잣돈 마련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빚은 가파르게 늘었다. 총부채의 경우 반대로 2018년 MZ세대가 2000년 같은 연령대의 4.3배에 이르러 X세대(2.4배), BB세대(1.8배)를 크게 웃돌았다.

결국 약 20년 전 같은 연령과 비교했을 때, 2018년 현재 10대 후반∼30대 젊은 MZ세대들의 소득과 금융자산은 X세대나 BB세대보다 덜 늘어난 대신 빚은 크게 불었다는 뜻이다.

총부채 증가는 MZ세대가 주택 마련을 위해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을 끌어다 쓴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2018년 MZ세대가 주택 마련을 위해 대출받은 비율은 34.4%로, X세대(32.1%)와 BB세대(19.6%)에 비해 높았다.

아울러 MZ세대는 상장지수펀드(ETF)와 같은 상품보다는 직접 주식투자를 더 선호하고, 금융위기 이후 소비성향을 줄이는 특징을 보였다.

한은은 MZ세대가 우리 경제의 주력 세대로 부상하고 있으나 이전 세대 대비 취약한 경제 상황이 향후 경제에 일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했다.

최영준 한은 경제연구원 미시제도실 연구위원은 “MZ세대의 생활방식, 취향 등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꾸준히 점검하고, 이들의 소득 증가, 부채 감소 등을 위한 정책적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