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적인 잇몸관리가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 10% 낮춰”
“정기적인 잇몸관리가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 10% 낮춰”
  • 이주근 기자
  • 승인 2022.03.24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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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치주과학회·동국제약, 14회 잇몸의 날 개최

전 세계 사망원인 1위 심혈관질환의 발생 위험을 정기적인 잇몸관리를 통해 줄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공개됐다.

분당서울대병원 치주과 이효정 교수와 순환기내과 강시혁 교수는 24일 열린 ‘14회 잇몸의 날’(한국프레스센터) 행사에서 구강 위생 관리가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도에 미치는 영향을 발표했다.

이날 강시혁 교수는 유럽심장학회지(European Heart Journal)에 실린 구강 위생과 심혈관질환의 발생에 초점을 맞춘 연구를 발표했다. 심혈관질환이 없는 약 24만명의 40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9.5년 간 추이를 살펴봤더니 하루 2회 이상의 칫솔질과 연 1회 이상의 스케일링이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을 각 9%, 14%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학술지 ‘임상 치주과학 저널’(Journal of Clinical Periodontology)에 발표된 최신 연구도 소개했다. 국가건강검진을 받은 약 47만명의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검진 코호트 자료를 활용한 연구 결과 건강검진을 받지 않은 사람에 비해 구강검진을 받은 사람들의 심혈관질환이 10% 낮게 나타났다. 일반건강검진을 받은 경우에도 구강검진까지 받았을 때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9%까지 낮게 나타났다.

이 같은 현상의 배경으로 이효정 교수는 “구강 내 세균과 급성심근경색을 일으키는 혈전 내 세균이 연관 있다”고 언급했다. 이를 통해 심혈관질환과 연관된 특정 세균에 대한 백신 개발이 가능해지고, 향후 질환의 예방까지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치과 치료 시 촬영하는 파노라마 방사선 사진과 치주질환의 심도 등을 종합해 심혈관질환을 발견할 수 있다고 알렸다. 치과의사가 다양한 전신질환의 ‘조기 발견자’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매년 전 세계 약 1800만 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가는 사망원인 1위의 심혈관질환과 잇몸병 사이의 관계를 살피고, 잇몸병 관리를 통해 이 같은 전신질환을 예방하거나 개선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심혈관질환 위험성을 줄이는 구강 건강관리 정책이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됐다.

대한치주과학회 김윤정 이사는 “구강 위생관리가 중요하지만, 국내 구강 검진 수검율은 30%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생애 전환기 검진은 2018년도 이후 통계에 반영되지 않고 있다.

현재 만 19세 이상 성인은 연 1회 건강보험으로 스케일링을 지원한다. 하지만 이를 활용하는 사람은 20% 수준으로 낮다. 김윤정 이사는 “칫솔질·스케일링 등으로 심혈관질환 발생을 줄일 수 있지만 이를 알고 실천하는 사람은 적다”며 “구강 위생관리 중요성을 알리는 활동과 정책적 지원이 더 확대돼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치주질환 발생 위험이 높은 만 40세는 구강 검진 시 치과 파노라마 검진을 추가하면서 현재 연 1회의 스케일링 지원을 연 2회로 늘려야 제안했다. 또 만 19세 이상부터 지원되는 스케일링 건강보험도 만 15세 이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대한치주과학회 허익 회장과 임원진이 ▲하루 3번 이상 칫솔질하기 ▲일 년에 2번 스케일링하기 ▲4이사이 치간칫솔 필요 등을 강조한 ‘건강한 잇몸을 위한 3.2.4 수칙’을 발표했다. 특히 잇몸병이 진행되었거나 임플란트 치료를 받은 경우에는 치아 주변, 특히 이와 이 사이에 치태 침착이 많고, 일반 칫솔로는 제거하기 힘든 경우가 많아 치간 칫솔의 사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동국제약 송준호 총괄 사장은 “건강하게 잇몸을 관리하고, 정기적으로 구강 검진을 받는 것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