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중 환경호르몬 노출, 출생 후 아이 성장 방해”
“임신 중 환경호르몬 노출, 출생 후 아이 성장 방해”
  • 이건호 기자
  • 승인 2022.06.27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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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프탈레이트 관련 논문 메타분석
“노출 줄이려 노력해야”
홍윤철 교수(왼쪽)와 이동욱 교수 ⓒ서울대병원 제공
홍윤철 교수(왼쪽)와 이동욱 교수 ⓒ서울대병원 제공

임신 중 환경호르몬인 프탈레이트에 노출되면 출산 후 아이의 정상적인 성장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대병원 환경의학클리닉 홍윤철·이동욱 교수 연구팀은 지금까지 국내외에서 발표된 33편의 연구논문 등에 대해 메타분석을 한 결과, 임신 중 프탈레이트 노출과 출산 후 아이의 신체적인 성장 사이에 이런 연관성이 관찰됐다고 27일 밝혔다.

프탈레이트는 플라스틱을 부드럽게 만드는 데 쓰이는 화학 첨가제로, 대표적인 환경호르몬 중 하나다. 장난감, 바닥재, 식품 포장재, 세제, 화장품, 향수, 헤어스프레이 등에 흔하게 사용되며, 오랜 시간 노출되면 내분비계 교란과 신경독성을 일으켜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그동안의 연구 결과를 종합해볼 때 임신 중 프탈레이트 노출이 평균치의 2.7배인 산모의 경우 출산 후 어린이 시기의 체질량지수(BMI) 표준점수가 0.05가량 감소하는 것으로 평가했다.

임신 중 프탈레이트 노출이 태아의 근골격계 발달에 영향을 미쳐 출산 후에도 어린이의 정상적인 성장을 저해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게 연구팀의 분석이다.

다만 이번 연구에서는 임신 중 프탈레이트 노출이 출생 후 어린이 시기의 비만 여부를 가늠하는 체지방률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동욱 교수는 이와 관련, “임신 중 프탈레이트 노출이 어린이의 체지방률과는 관련성이 낮고, 근육 발달을 저해하는 방향으로 작용한다고 보고한 이전의 연구 결과를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홍윤철 교수는 “아동의 정상적인 성장 발달을 촉진하려면 임신 중 프탈레이트 노출을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생활환경에서 프탈레이트에 대해 더 엄격하고 광범위한 규제를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최신 호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