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당뇨병 환자 6백만명 전망, 30년 앞당겨졌다
국내 당뇨병 환자 6백만명 전망, 30년 앞당겨졌다
  • 이건호 기자
  • 승인 2022.09.06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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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명 중 9명 관리 ‘낙제점’

우리나라 당뇨병 환자 수가 2년 전 600만명을 넘어섰다. 10년 전 2050년 당뇨병 환자 수가 591만명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보다 30년 앞당겨졌다.

대한당뇨병학회가 발표한 당뇨병 팩트 시트 논문에 따르면 2020년 우리나라 30세 이상 당뇨병 환자는 약 600만명으로, 학회가 2012년 당뇨병 팩트 시트를 발행하였을 당시의 전망이 30년 앞당겨졌다. 10년 전 학회는 2050년 당뇨병 환자가 591만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었다.

2010년 당뇨병 환자 수(312만명)와 비교해도 10년 새 2배 가까이 늘어났다. 당뇨병의 고위험군인 당뇨병 전단계 인구가 약 1583만명인 점을 감안하면 우리나라 국민 2000만명 이상이 이미 당뇨병을 앓고 있거나 당뇨병의 위험에 노출돼 있는 셈이다.

우리나라는 2025년 국민 5명 중 1명이 65세 이상인 초고령 사회에 진입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2020년 전체 당뇨병 환자 중 65세 이상은 39.2%에 달했다. 특히 65세 이상 여성의 경우 2명 중 1명 이상(51.2%)이 당뇨병을 앓고 있어 고령층 당뇨병 관리의 중요성도 점차 커지고 있다.

당뇨병의 유병률이 급속히 증가하는 가운데 당뇨병으로 인한 진료비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질병관리청 통계에 따르면 당뇨병 진료비는 2015년 약 1조8천억원에서 2020년 약 2조9천억원으로 5년 새 60% 이상 증가했다. 당뇨병은 지난 10년 동안 질병부담 측면에서 부동의 1위를 차지할 정도로 한국인에게 질병부담이 가장 큰 질환이다.

하지만 당뇨병 관리는 ‘낙제점 수준’이다. 당뇨병은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등 동반 질환의 비율이 높고 이에 따른 합병증의 발생 위험이 커 당화혈색소, 혈압, 콜레스테롤 등을 적정 수준으로 관리해야 하지만, 2020년 기준 당뇨병이 통합적으로 관리되고 있는 환자는 10명 중 1명(9.7%)에 그쳤다.

특히 당뇨병의 진단과 관리의 핵심 지표인 당화혈색소가 목표 범위인 6.5% 미만으로 관리되고 있는 환자는 24.5%에 불과했다. 당뇨병에 대한 인식 제고와 적극적 대책 마련이 시급한 이유다.

원규장 대한당뇨병학회 이사장은 “우리나라 당뇨병 유병률이 예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면서 “당뇨병은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등과 같은 다른 만성 질환뿐 아니라, 심혈관 질환, 신장 질환 등의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초기부터 통합적이면서 적극적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당뇨병은 국가적 차원에서 관리돼야 할 필수 질환으로 2050년 예상치를 30년 앞서 추월했다는 것은 당뇨병 대란을 막아낼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것을 시사한다”면서 “이를 심각한 국가적 위기로 인식하고 정부와 전문가 그룹이 모여 현실적인 대책을 조속히 마련할 수 있도록 학회도 앞장서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