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5년 만에 증가 전환… ‘나홀로 사장’은 15년 만에 최대
자영업자 5년 만에 증가 전환… ‘나홀로 사장’은 15년 만에 최대
  • 이건호 기자
  • 승인 2022.11.01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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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8월 경제활동인구조사 비임금근로 부가조사’
ⓒ통계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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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고용 호조세에 힘입어 8월 기준, 자영업자 규모가 5년 만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전체 취업자 증가 폭이 더 커지면서 자영업자 비중은 통계 작성 이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자영업자 구조조정이 가속화되면서 직원을 두지 않은 ‘나홀로 자영업자’ 비중도 역대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자영업 관련 취업자 23.5%… 3명 중 2명 ‘나홀로 사장님’

통계청이 1일 발표한 ‘2022년 8월 경제활동인구조사 비임금근로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비임금근로자는 668만6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7만6000명 증가했다. 8월 기준으로 비임금근로자 규모가 증가한 건 2017년 이후 5년 만이다.

전체 취업자 중 비임금근로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23.5%로 2012년 이후 10년 동안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8월 기준으로 비임금근로자 비중은 1982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비임금근로자는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와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 가족이 경영하는 사업체에서 무보수로 일하는 무급가족종사자 등을 포함한다. 즉 자영업 관련 취업자로 해석할 수 있다.

이 중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전년보다 5만3000명 증가한 135만4000명으로 전체 비임금근로자의 20.3%를 차지했다.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1년 전보다 8만8000명 증가한 433만60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8월 기준으로 2008년(455만8000명) 이후 가장 많았다. 비중 또한 64.9%로 2007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동월 기준으로 최대치를 보였다.

통계청 관계자는 “고용이 증가 흐름을 보이면서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와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가 동시에 늘었다”며 “비임금근로자보다 임금근로자가 더 많이 증가하면서 자영업자 규모는 증가했지만, 비중은 역대 최저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무급가족종사자는 전년보다 6만4000명 감소한 99만6000명으로 100명 아래로 내려왔다. 1982년 통계 작성 이래 같은 달 기준으로 가장 적은 수준이다. 이전에는 도·소매업, 숙박·음식점업 등을 가족 단위로 운영했으나, 최근 키오스크, 배달앱 등 자영업 구조가 변화하면서 무급가족종사자가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비임금근로자를 연령별로 보면 50대에서 5만2000명, 40대에서 2만7000명 감소했다. 40~50대 중장년층에서만 7만9000명이 쪼그라드는 등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반면 60세 이상에서는 13만3000명 증가했다.

산업별로 보면 농림어업(9만9000명), 전기·운수·통신·금융업(6만9000명) 등에서 증가했으나 도·소매업(-6만3000명), 제조업(-2만3000명) 등에서 감소했다.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제조업(1만9000명), 건설업(1만1000명) 등에서,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농림어업(8만4000명)과 전기·운수·통신·금융업(5만6000명) 등에서 늘었다.

 

현재 사업 유지하겠다 89.3%… 4.2%는 “그만둘 것”

비임금근로자의 사업 평균 운영 기간은 14년10개월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10년9개월로 3개월 증가했지만,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15년1개월로 2개월 감소했다. 평균 운영 기간은 20년 이상이 29.0%로 가장 많았으며, 10~20년 미만(20.5%), 5~10년 미만(19.0%) 순이었다.

비임금근로자의 평균 주당 취업 시간은 45.0시간으로 전년 동월 대비 0.8시간 감소했다.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49.4시간)가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44.0시간)와 무급가족종사자(43.5시간)보다 일하는 시간이 길었다.

산업별로 보면 숙박·음식점업이 55.0시간으로 가장 길었으며, 도·소매업(48.1시간), 전기·운수·통신·금융업(47.6시간) 순으로 나타났다.

비임금근로자를 대상으로 현재 사업체에 대한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현재 사업체를 계속 유지하겠다’는 응답이 89.3%로 전년보다 1.0%포인트(p) 상승했다.

‘현재 일을 그만두겠다’는 계획은 4.2%로 1년 전보다 0.4%p 내려갔다. 이 중 1년 이후 그만둘 계획이 59.7%로 가장 높았다. 사업체를 그만둘 계획이 있는 자영업자의 주된 이유는 ‘전망이 없거나 사업 부진’이 40.9%로 가장 많았다. 이어 개인적인 사유(39.4%), 더 나은 업종으로의 전환(7.3%) 순이었다.

최근 1년 이내 사업을 시작한 자영업자의 70.6%는 ‘자신만의 사업을 직접 경영하고 싶어서’를 꼽았다. ‘임금근로자로 취업이 어려워서’는 19.3%, 기타는 10.1%로 집계됐다.

사업 준비 기간은 1년 미만이 82.5%, 1년 이상이 17.5%로 나타났다. 이 중 1~3개월 미만이 45.3%로 가장 많았다. 최초 사업자금 규모는 5000만원 미만이 73.4%, 1억원 이상이 11.8%로 조사됐다.

사업자금 조달 방법은 본인 또는 가족이 마련한 돈이 71.7%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은행·보험회사·상호신용금고 등(22.2%), 별도 자본 필요 없음(18.5%) 등이다.

최근 1년 이내 사업을 시작한 자영업자가 사업 시작 시 가장 어려웠던 점은 ‘사업 정보 경영 노하우 습득’(25.6%)이었다. 사업자금 조달(24.7%)과 판매선 확보 및 홍보(24.2%)도 높은 비중을 보였다.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일자리를 경험한 경우는 78.2%였다. 현재 사업을 하기 직전에 다른 업종 사업을 운영한 경우 업종 전환 사유는 ‘직전 사업이 부진해서’가 38.3%로 가장 높았다. 이어 수익이 더 나은 업종으로 바꾸기 위해서가 29.0%, 적성에 맞는 다른 사업을 하기 위해서가 20.5%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