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목표’ 10년 추적조사… 사회공헌→물질 부로 변화
‘인생목표’ 10년 추적조사… 사회공헌→물질 부로 변화
  • 서다은 기자
  • 승인 2022.12.03 14: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교육개발원 2021 한국교육종단연구 결과
ⓒKEDI 제공
ⓒKEDI 제공

20~30대 청년들이 인생 목표로 ‘물질적 부’를 10년 전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하게 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같은 기간 명예, 가정의 화목, 자기 성장과 사회적 공헌에 대한 목표 의식은 낮아졌다.

1일 교육 분야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교육개발원(KEDI)에 따르면, 박경호·박근영·송승원 연구위원은 이런 내용을 담은 KEDI 분석 브리프 ‘생애목표의식을 중심으로 살펴본 20대 청년들의 삶의 지향’ 보고서를 내놨다.

연구진은 ‘2021 한국교육종단연구’를 통해 물질적 부, 명예 등 목표의식을 중심으로 2005년 당시 중학교 1학년이었던 20대 6908명을 추적(코호트) 조사했다.

조사 기간은 2010~2020년 사이로 조사 대상이 20~30세였을 때다. 해당 기간 중 6차례 이뤄진 조사 결과를 통해 삶의 목표와 그 변화 추이를 비교해 분석했다.

예를 들어 ‘물질적 부’의 경우, 조사자에게 ‘직업을 선택할 때 연봉이 다른 요소보다 중요하다’ 등 삶의 목표로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묻는 4개 문항을 제시했다. ‘매우 그렇다’가 5점(만점), ‘전혀 그렇지 않다’가 1점이다.

2010년 첫 조사에서 ‘물질적 부’는 전체 평균 5점 만점에 3.15점이었고, 2011년 3.13점으로 줄었다. 하지만 이후 2014년 3.25점, 2016년 3.27점, 2018년 3.33점, 2020년 3.43점으로 매 회 꾸준히 증가했다.

성별로는 매 조사에서 남성이 여성보다 높았다. 2020년 조사에서 남성은 3.47점, 여성은 3.39점이었다.

반면 다른 목표의식 점수는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사회적 공헌’은 2010년 ‘물질적 부’(3.15점)보다 다소 높은 3.24점이었지만 이후 조사에서 일관되게 줄어 2020년 3점 미만인 2.98점으로 떨어졌다.

‘내가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일을 하는 것이 내 삶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고 생각한다’는 질문에 청년들이 ‘물질적 부’보다 중요하지 않다고 답했다는 것이다.

‘명예’는 2011년 3.71점에서 2014년 3.75점으로 한 차례 올랐으나 이후 매 조사마다 하락해 2020년 3.57점으로 줄었다. ‘인간관계’는 2010년 3.73점에서 2011년 3.80점으로 오른 뒤 지속 하락, 2020년 3.47점이 됐다. ‘자기성장’은 2014년 조사에서 한 차례 반등(3.64→3.73점)했지만 이후 하락해 2020년 3.55점을 보였다. ‘가정화목’은 다른 목표와 달리 뚜렷한 하향세를 보이지 않았다. 2010년 3.57점, 2011년 3.56점으로 줄었다가 2014년 3.69점으로 높아졌다. 2016년 3.67점으로 줄었고 2018·2020년은 모두 3.63점으로 조사됐다.

박경호 연구위원 등 연구진은 조사자들이 공통적으로 구직활동을 시도하며 성공해 직장인이 됐거나 실패하는 등 큰 가치관의 변화를 겪었다고 분석했다.

연구진은 “청년들이 생존을 위한 구직활동이나 직장에만 얽매인 채 지금까지 자신의 정서적인 울타리였던 가정에서의 활동이나 가족 구성원과의 관계는 소원해지고 있다”며 “높아진 독립성에도 불구하고 아직 자신만의 새로운 가정을 꾸리는 것은 요원하다”고 전했다.

2020년 시작된 코로나19 유행과 이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도 공동체 의식에 악재가 됐다고 분석했다.

연구진은 “청년들의 대외활동과 야외활동은 그들의 생애주기 중 그 어떤 시기보다 위축돼 있다”며 “문제해결을 혼자 스스로 해야 한다는 의식이 강해졌고, 사람과 현장을 통하기보다 인터넷이나 다른 미디어를 활용해 학습하려는 경향이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