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보았습니다-'한아름 장애인컴퓨터동우회' 주몽복지관
만나보았습니다-'한아름 장애인컴퓨터동우회' 주몽복지관
  • 관리자
  • 승인 2005.04.17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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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세상을 만났어요’

-어르신들과 함께하는 신나는 한글수업 화제


주몽종합사회복지관 2층에 있는 아담한 규모의 한우리도서관에 들어서니 머리가 희끗희끗하신 어르신 몇 분이 도서관을 이용하는 사람들을 위해 마련된 컴퓨터 앞에 앉아 열심히 자판위에서 손가락을 움직이는 모습이 보였다. 호탕하고 큰 누님 같은 신승희 과장의 안내로 마음씨 좋은 아저씨처럼 푸근한 주몽 ‘한아름 컴퓨터동우회’ 조달구 회장을 만났다.

몇 년 전 대형사고로 육체적으로나 가정적으로 많은 어려움이 있었는데 다행히 3년 전부터 주몽복지관에 나와 컴퓨터교육도 지속적으로 받고, 봉사도 하게 되어서 보람 있고 즐거운 생활을 하고 있다고 한다.

요즘 신세대 부부의 아기들은 서너 살만 되도 컴퓨터 앞에 앉아 마우스를 만지작거리며 플래시동요를 반복해 듣고 청장년, 노년의 어르신들도 컴퓨터에 관심이 많아 자녀들과 이메일을 주고받고, 정보도 수집하는 등 다양한 체험을 하고 있다.

하지만 컴퓨터가 널리 보급된 것 같아도 일반인들보다 사회활동이 적고,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여건이 취약한 장애인들에게는 인터넷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적어 늘 아쉽기 마련. 이런 주민들의 어려움을 눈으로 읽은 군포시 주몽종합사회복지관에서는 지난 99년부터 장애인의 자립을 위한 컴퓨터 교육을 시작하였다.

처음 한글 자음과 모음 자판을 익히는 단계부터 시작된 교육은 인터넷활용, 파워포인트, 포토샵까지 해가 거듭 될수록 수준을 높였고, 이젠 많은 장애인들이 웹마스터 과정 등의 좀 더 전문적인 교육을 받는 것은 물론 취업까지 준비하고 있다.

이처럼 컴퓨터반의 활동이 활발해진 것은 무엇보다 6년전 만들어진 장애인 컴퓨터 동호회 ‘한아름회’의 역할이 컸다. 그동안 건강이 좋지 않아서, 임신과 출산으로 동우회 활동을 지속적으로 못한 회원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장애인 회원들이 한아름회의 활동을 통해 새로운 세상을 만나고 삶의 울타리를 넓히는 계기로 삼고 있다.

2004년 10월 오픈한 ‘주몽 한아름 컴퓨터 동우회 카페’는 지식을 전달받은 컴퓨터 교육을 응용하여 활용한 교육의 열매라 할 수 있다. ‘위로를 주는 좋은 글’을 퍼서 올리기도 하고, 기쁨이 되는 사진을 자료실을 통해 공유도 한다. 근거리에 있어도 각자가 가진 장애 때문에 손쉬운 만남을 약속할 수 없어 그야말로 ‘카페’는 회원들의 사랑방 같은 찻집의 역할을 톡톡히 감당하고 있다. 봉사자들을 위해 애쓰는 박종규 복지사도 한아름회원들과 일상의 평범한 이야기들을 카페에 두런두런 담아내고 있어 밥상을 마주 대하는 가족처럼 소박하고 따뜻한 관계를 맺어가고 있다.

정규교육뿐 아니라 평생교육에 대한 열의가 뜨거운 시대이다. 아무리 훌륭한 강의를 듣고, 지식을 전수받아도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일에 그 지식이 쓰여 지지 않으면 생명력을 기대할 수 없는 게 사실이다. 이런 가운데 한아름회는 배움과 봉사라는 아름다운 건전한 두 바퀴를 굴리며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8월부터 한아름회 회원 전체가 금요일엔 한우리 도서관에서 일이 겹치지 않는 회원들이 윤번제로 대출안내업무로 봉사하고, 매주 토요일엔 오전9시부터 11시까지 한글을 배우시는 할머니들께 컴퓨터를 가르쳐 드린다.

삶의 흔적으로 뭉뚝해진 손가락으로 “ㄱ, ㄴ, ㄷ,ㅏ,ㅑ, ㅓ,ㅕ….” 그동안 얼마나 안타까우셨을까? 누구보다도 그 아픔을 이해하는 한아름회원들은 배워서 알게 된 컴퓨터 사용법을 따끈따끈할 때 가르쳐 드리는 것에 큰 보람을 느낀다.
처음엔 “몰라요~, 못해요~, 우리가 어떻게 다른 사람을 가르쳐요~” 하더니 월례회의를 하면서 준비하고 계획을 해서 이제는 한글반 뿐 아니라 영어반에서도 컴퓨터를 배우겠다고 찾아오시는 어르신들이 많아져 더욱 바빠졌다며 회원들은 즐거운 비명이다.

누군가의 도움을 막연히 기다린다는 것은 주몽 한아름 컴퓨터 동우회원들에게 어울리지 않는다. 작게 시작했지만 정보화관련 자격증을 취득하고, 간단한 컴퓨터 조작이 필요한 곳에 취업도 하고, 교회에서 직분자로 일하는 회원들은 배운 파워포인트 작업으로 빔프로젝트를 활용해 예배순서를 돕기도 한다.
또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회원들은‘이때가 아니면 언제 봉사하랴!’는 마음으로 적극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다.
어려운 이웃을 향한 주몽복지관의 적극적인 배려가 많은 사람에게 소망을 주리라는 기대를 가져본다.


권연순 기자 (2005.4.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