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임동진 모노드라마 '그리워 그리워'
[연극] 임동진 모노드라마 '그리워 그리워'
  • 관리자
  • 승인 2016.05.04 16: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빠르게 지나가는 현대인의 삶. 잠깐 짬이 난 틈을 타 공원에 앉았다. 이네 시야에 들어오는 것은 ‘구구구’하는 비둘기 떼와 차라리 ‘구구절절’ 말이라도 했음 싶은 아버지들. 왠지 그네들의 삶이 더 고달파 보임은 내 마음 깊은 곳에 자리 잡은 나의 아버지 때문일까. 이상하리만큼 닮아있는 아버지들의 모습에 시큰거리는 마음을 붙잡아 본다.

공원의 아버지들처럼 무언가 쓸쓸해 보이는 아버지의 뒷모습을 보여주는 연극 ‘그리워 그리워’를 소개한다. 연기자의 길에서 목회의 길을 걷다 정년퇴임 후, 다시 연기생활로 돌아온 배우 임동진이 아버지의 삶을 대변한다. 가장 가까이 있으나 무심하게 지냈던 가족, 그 속에 더 무심했던 아버지들에게 바치는 헌정극. 임동진의 선 굵은 연기를 통해 아버지는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게 되고 우리들은 아버지를 더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시놉시스

한 남자가 있다. 그의 나이 이제 70을 바라본다. 내일은 손녀의 결혼식 날. 결혼식에 입고 갈 양복을 손질하며 행복한 밤을 보낸다. 하지만 그 밤에 온 전화 한 통. 사위다. 딸을 키워준 아내에 대한 예의로 내일 결혼식 참석을 보류해 달란다. ‘그래, 딸이 죽고 남겨진 아이를 잘 키워준 사람 아닌가, 알았네.’ 애써 섭섭함을 감추고 사위의 전화를 끊는다.

벽에 걸린 딸의 결혼사진을 본다. 딸이 사고 나던 날, 파리 출장 중이었다. 급히 귀국했지만 딸은 싸늘한 주검으로 그를 맞이했다. 한 번도 나에게 화를 내 본 적이 없는 아내는 늦게 온 나를 치며 통곡하다 혼절했다. 다섯 살 된 딸아이를 안고 텅 빈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던 사위. 한동안 홀로 된 사위와 함께 살았다. 손녀의 재롱에 아내도 시름을 잃은 듯 보였다. (중략)

전화벨이 울린다. 신혼여행 다녀와서 손녀사위와 함께 집으로 오겠다고 한다. 오면 뭘 줄까? 요리를 해 보지만 도통 자신이 없다. 예전 딸의 결혼식 날이 떠오른다. 집안 가득 음식 냄새가 진동하고 이웃까지 모여 신혼부부를 맞이했는데 이제는 아내가 없다. 뇌졸중으로 먼저 세상을 떠난 아내. 아내의 손 때 묻은 것들을 다듬어 본다. 오늘 같은 날이면 아내가 그립고 그립다. 아내의 냄새가, 그녀의 잔소리가.

천천히 거울을 바라본다. 그리고 거울 속에서 내 아버지를 본다. 아버지는 내 마음을 아시는 듯 웃고 계신다. ‘언제 시간이 이리 흘렀죠, 아버지? 아버지가 그립습니다.’ 가정의 달 5월이다. 스스로 꾸려가는 가정을 더욱 사랑으로 돌봄과 동시에, 뒤에서 묵묵히 응원하는 부모님을 돌아보는 넉넉한 달(月)이 되길 소원한다.

Information

공연기간 : 2016. 5.9.~2016.6.25
공연시간 : 월-2:30/ 화~금-8시/ 토-2:30, 6:00/ 6월 6일-2:30, 6:00(일요일 쉼)
공연장소 : KT&G 상상아트홀(삼성역)
입장요금 : R석 60,000원S석 40,000원
입장연령 : 만7세 이상
문 의 : 1566-5588

이혜미 기자


2016/5/4 Copyrightⓒ경기복지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