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물질의 풍요보다 올바른 가치관을 심어주자
[오피니언] 물질의 풍요보다 올바른 가치관을 심어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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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7.15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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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명옥
경남 양산교육지원청 Wee센터 전문상담사장

어머니에 의해 비자발적으로 상담을 받게 된 중학교 3학년 남학생이 있다. 이 학생은 폭력성향이 날이 갈수록 심해져 학교에서 교사에 대한 불손한 태도로 인해 거의 매일 지적을 받는다. 심지어 학교폭력 가해 학생으로 특별교육을 2회 받은 적도 있다. 어머니께서는 아이가 화가 나면 부모에게도 욕을 하고 친한 친구와 나누는 대화도 욕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그러나 학생 자신은 학교생활이 너무나 재미있고 아무 문제가 없는데 엄마가 왜 상담을 받으라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한다. 대면 상담 및 심리검사결과 학교생활에 대한 만족도가 높으며 교우관계도 좋은 것으로 관찰되었으나 본인의 행동이나 언어로 인해 상처받고 있는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지 못했다. 가령 친구를 놀리거나(언어적으로) 신체적 폭력을 행사하고도 그 행위에 대해 질책을 받게 되면 본인 관점에서만 그 상황을 해석하려는 경향이 있었다. 심지어 친구가 기분 나쁘게 쳐다본다고 주먹을 휘둘러 이를 세 개나 부러뜨렸는데도 그 친구가 자신을 화나게 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고 한다. 오히려 그런 친구는 맞아야 한다고 태연하게 말하며 문제행동을 피해 학생의 탓으로 돌렸다.

학교에서의 행동특성을 파악하기 위해 실시한 TRF 검사(아동·청소년 행동 평가 척도-교사용)결과 반사회적 성향, 품행 불량 등 학교생활에서도 다양한 문제점이 드러났다. 교사를 당황하게 하는 말과 행동으로 수업을 방해하며 친구들의 시선을 끄는 것에 집착하였으며 시간이 갈수록 교권침해행위는 점점 수위가 높아져만 간다. 학교에는 자기와 비슷하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친구가 매우 많고 우리는 아무 문제가 없다며 그것을 나쁘게 보는 어른들이 더 문제라고 재차 말한다. 상담현장에 있다 보면 이런 학생들을 만나는 횟수가 점점 늘어나고 있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 아이들이 책상에 앉아 있는 시간은 분명히 늘어났는데 그들의 머릿속이 텅 비어가는 느낌을 받는다. 타인의 관점보다는 자신의 관점에서만 해석하고, 공감능력이 떨어지는 경향을 보인다. 또한, 물질의 풍요함 속에서 결핍을 모르는 세대가 되어가고 노력할 필요 없는 풍요로움이 오히려 그들을 무기력하게 만들어 가고 있는 것 같다. 부모상담을 해보면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도록 공부시키고 그들이 원하는 것을 다 해주고 키운 것이 뭐가 잘못된 것인지 모르겠다는 호소를 종종 듣는다. 부모는 자녀들이 꿈을 찾는 과정에 관심을 두기보다는 경쟁에서 이기는 방법을 가르치고 자신의 권리를 찾아 손해 보지 않는 방법을 가르친다. 부모로부터 가치관이 정립되기 이전에 배워야 할 중요한 것들을 배우지 못한 아이들을 상담자의 시각으로 바라보면 그들의 미래가 걱정스럽기도 하고 가엾은 피해자로 여겨져 측은할 때가 많다. 부모 역시 아이를 잘 키우고 싶지만 아이양육에 있어서 초보인지라 어떻게 길러야하는지 방법을 알지 못해 시행착오를 겪는 것 같다. 부모에게는 다양한 부모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 양육방향을 제시해주고 학생에게 는 공동체의 한사람으로 지녀야 할 덕망을 우선적으로 가르치고, 땀 흘린 후의 성취감을 맛보여 주어야 할 것 같다. 또한 제도적으로 혼인신고, 출생신고, 초등학교 입학 전, 중학교 입학 전, 고등학교 입학 전에 부모가 일정한 연수를 받고 이수증을 반드시 지참하여야 신고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이 시행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아이를 잘 키우는 것이 결국 사회적 비용을 아끼고 살기 좋은 미래를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이 부분에 적극적인 관심과 투자가 필요해 보인다.



2016/7/15 Copyrightⓒ경기복지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