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기본이 무너진 사회 1
[기획]기본이 무너진 사회 1
  • 관리자
  • 승인 2016.07.15 23: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기적이고 버릇없는 아동·청소년…“가정의 지속적인 인성교육이 해답”
입시위주 교육에 밀려 인성교육 ‘뒷전’…가정과 교육기관이 인성교육의 동반자 되어야

최근 초등학교 4학년 학생이 30대 담임교사의 얼굴을 폭행한 ‘초등학생 여교사 얼굴 폭행사건’이 불거졌다. 4학년 학생이 같은 반 친구와 다투자 담임 여교사가 서로 사과하라고 말했지만, 사과를 거부한 뒤 담임교사의 얼굴을 심하게 때린 것이다. 이 교사는 2주 진단을 받아 병가를 냈다. 한편 5년 전 고등학생 신분으로 여중생 2명을 집단 성폭행 및 가담한 남성 22명이 경찰에 붙잡혀 사회적 충격을 주기도 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이들은 2011년 당시 중학생이던 여학생 2명을 집단 성폭행하고, 약 일주일 후 그들을 다시 야산으로 불러내 술을 먹인 뒤 2차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사회적으로 비난의 소지가 큰 폭행이나 성범죄 말고도 아동·청소년의 일탈행위는 하루가 멀다 하고 발생하고 있으며, 이기적이고 버릇없는 아동·청소년의 사례 또한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문제는 비뚤어진 자녀 사랑과 학벌 지상주의로 인한 입시 위주의 교육, 인성교육은 뒷전인 가정의 모습에 있다고 현장에 있는 교사들은 입을 모은다. 유치원 교사 김 모 씨(31)는 “핵가족화 환경에서 가정의 모든 사랑과 관심이 한두 명의 자녀에게 집중되면서 아이들이 타인을 배려하는 법을 배우지 못하는 것 같다”며 “가정에서 원하는 것을 쉽게 얻을 수 있던 아이들이 교육기관에 왔을 때 양보하고 절제하는 것을 힘들어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이들이 과거보다 공동체 생활이나 사회 규범을 받아들이기 힘들어한다고 설명했다. 민간 어린이집 교사 최 모 씨(30)는 “요즘 학부모들이 자녀의 인지발달에는 많은 투자를 하고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인성교육에는 별다른 관심을 두지 않는다”며 “학부모들이 미래사회의 인재 능력은 인성이라는 것을 깨닫고 인성교육에 힘써야 한다”고 전했다. 유치원 교사 박 모 씨(32)는 “학부모가 교사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는 가정의 경우 어린아이들도 교사를 쉽게 본다”며, 훈육이 필요한 상황에서 아이가 “우리 엄마 아빠한테 다 이르겠다”고 되려 으름장을 놓는 상황도 생겨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아이들이 학교에 진학했을 때 교권침해가 발생하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일 것”이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럼에도 최근 우리 사회에는 여전히 “우리 아이가 최고”라는 인식이 널리 퍼져있다. 대중교통이나 식당, 병원 등 공공장소에서 큰 소리로 떠들거나 소란을 피우는 아이에게도 선뜻 야단을 치지 못하는 분위기이다. 이러한 사회 풍조에 맞서 지난해 정부에서는 인성교육진흥법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인성교육진흥법은 ‘자신의 내면을 바르고 건전하게 가꾸며 타인, 공동체, 자연과 더불어 사는 데 필요한 인간다운 성품과 역량을 기르는 교육’을 목적으로 한다. 이 법안에 따라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학교에 인성교육 의무가 부여되며 전국의 초·중·고교는 매년 초 인성교육 계획을 교육감에게 보고하고 인성에 바탕을 둔 교육과정을 운영해야 한다.

그러나 진정한 인성교육은 일상생활과 경험, 그리고 그로부터 발생하는 자기깨달음으로부터 이루어지기 때문에 가정에서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이 전문가의 의견이다. 초등학교 교사 조 모 씨(40)는 “학교와 가정이 함께하지 않으면 완전한 인성교육은 거의 불가능하다”며 “비록 학생들이 사회에서 필요한 가치관과 지식을 학교에서 습득하고 있지만 진정한 스승과 교실은 부모와 가정이기에 가정에서의 올바른 자녀교육은 매우 중요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정에서 체득한 인성교육을 학교에서 심화시킬 수 있도록 학교와 가정이 인성교육의 동반자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하여 유성종 전 충북 교육감은 최근 충북교대에서 열린 인성교육 토크쇼에서 “기초 인성교육은 가정에서부터 시작돼야 하며, 부모가 본보기가 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모두가 먹고살기에 정열을 쏟고 학원교육에 의존하다 보니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가정교육’은 사라지고 자기 행복만을 추구하는 사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사회에서 흉악한 범죄가 발생하는 것은 인성교육의 부재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강조하며 “우리나라의 교육은 현재 입시 위주로 돼 있다. 실용주의의 효율적인 부분만 받아들인 결과 인격은 사라지고 삭막한 세상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유 전 교육감은 “인성교육의 해결책은 가정의 교육개혁에서 이루어진다”며 가정에서의 인성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성은 기자


2016/7/15 Copyrightⓒ경기복지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