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데스크] 독거어르신의 안전하고 행복한 삶을 위한 동행자
[현장데스크] 독거어르신의 안전하고 행복한 삶을 위한 동행자
  • 관리자
  • 승인 2016.12.18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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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귀화 독거노인생활관리사

군포시에는 현재 65세 이상 노인이 28,384명(군포시청 통계자료 11월 기준) 거주하고 있고 그 중 4,223명이 홀로 생활하고 있다. 독거어르신은 다양한 사회적 위험에 노출되어 있고 찾아오는 사람 하나 없이 외로운 하루를 보내고 있다. 이러한 지역의 소외된 독거어르신들을 날마다 따듯한 얼굴로 찾아가 안부를 확인하는 독거노인생활관리사 권귀화씨를 만나보았다.

어떠한 계기로 독거노인 생활관리사를 시작하게 되셨나요?

“제가 독거노인생활관리사를 시작한 계기는 태안 기름 유출사건이 발생했을 때입니다. 그때 태안 주민들과 봉사활동을 오신 분들에게 매일 새벽마다 밥차를 통해 식사를 제공했어요. 40일 정도 봉사를 하다 보니 어렵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손을 내밀어 힘을 주는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독거노인생활관리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일을 하다 보니 어르신들을 만나는 시간이 너무 재미있고 일이라 생각하지 않고 ‘오늘도 어르신이랑 놀다 와야지’ 라는 생각으로 즐겁게 출근을 합니다. 어르신들을 만나보니 때로는 동생 같고 때로는 친구 같아서 서로의 속마음을 내보이며 즐겁게 지냈고 어느덧 7년이 되었습니다.”

선생님이 생각하시는 독거노인 생활관리사는 어떠한 모습일까요?

“요즘 어르신들은 경제적으로 넉넉하시든 어려우시든 대부분 어르신이 홀로 생활하시는데요. 이분들도 과거에는 자기 일을 열심히 하셨고 사회적으로 지위가 높던 분들이었습니다. 하지만 노인이 돼서 친구들과도 멀어지고 다양한 이유로 집에서만 생활하시다보니 함께 이야기할 상대도 없고 세상과의 소통도 단절되어 있습니다. 또한, 어르신들은 겨울철 가정에 보일러가 고장이 나는 경우가 많이 있는데 몇 분은 한글을 몰라서 보일러를 어떻게 점검해야할지 모르겠다며 차가운 방에서 누군가의 도움을 기다리며 생활하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독거노인생활관리사가 방문하여 안부확인도 하고 말동무도 하면서 어르신들의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삶의 동행자와 같은 모습이라 생각됩니다.”

어르신들을 만나 뵐 때 선생님만의 노하우가 있을까요?

“특별한 방법이라기보다는…, 저는 어린 시절 할머니와 함께 살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어르신들이 매우 익숙하여 친근하게 다가갑니다. 또한, 어르신을 만나면 무슨 말씀을 하시더라도 경청합니다. 어떤 어르신이든 간에 그 분이 70~80년을 살아온 삶의 지혜와 경험이 많이 있으십니다. 그런 어르신들에게 저의 의견을 말씀드리는 것보다, 말씀하시는 이야기를 잘 듣고 의견을 존중하며 삶의 지혜를 배운다는 생각으로 어르신의 말씀을 경청합니다. 어르신들은 그것만으로도 정말 행복해하십니다.”

독거노인 생활관리사를 하면서 행복했던 기억이 있으시나요?

“항상 말씀을 잘하시는 남자 어르신이 계셨어요. 어느 날 전화를 드렸는데 정확한 발음을 못 하시고 웅얼웅얼 말씀하시는 거예요. 그래서 바로 아드님께 전화를 드려 아버님이 지금 말씀을 정확히 못하신다고 병원에 모시고 가야 되겠다고 말씀드렸어요. 아드님이 바로 어르신을 병원으로 모시고 가니 뇌혈관의 실핏줄이 터졌다고 했고 나흘 동안 입원하여 치료받으셨어요. 퇴원 후 아드님이 아버지께 따뜻한 패딩점퍼도 사드리고 집 청소도 하셨어요. 그리고 저에게 “정말 감사합니다. 자주 찾아와주시고 챙겨주셔서 아버지가 위험한 상황을 잘 넘길 수 있었어요.” 라고 하시는 거예요. 그리고 오랫동안 방문했는데도 저에게 한 번도 고맙다는 말씀을 안 하셨던 어르신이 그날은 저에게 “고맙습니다”라고 말씀하시는데…, 그 짧은 단어에 마음이 다 전달되어 독거노인생활관리사로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었습니다.“

경기복지뉴스를 애독하는 독자님들에게 하실 말씀이 있는지?

”독거노인생활관리사의 목적은 독거어르신의 안전 확인입니다. 저희가 어르신 댁을 돌아보면 정말 열악한 환경에서 생활하십니다. 제대로 드실 음식도 없고 위생상태도 좋지 않아요. 애독자님들께 부탁드리고 싶은 말씀은 지역의 이웃인 독거어르신들에게 짧은 인사 한 마디라도 부탁드립니다. 그 짧은 인사 한마디가 홀로 생활하시는 어르신들에게는 따뜻함이 되고, 그로 인해 애독자님들도 지역의 재가 어르신들에게 많은 관심을 갖게 되면 좋겠어요.“

강성민 기자


2016/12/18 Copyrightⓒ경기복지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