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영화 속으로 -엽기적인 그녀-
2000년대 영화 속으로 -엽기적인 그녀-
  • 마경은
  • 승인 2019.06.14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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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로맨틱 코미디계의 전설 '엽기적인 그녀'

2001년, 곽재용 감독, 전지현 차태현 주연의 '엽기적인 그녀를' 소개한다.

 

견우(차태현)와 그녀(전지현)의 처음 만남은 평범하지 않았다. 견우는 우연히 지하철에서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그녀를 보았다. 취해서 배를 기대고 서 있는 그녀의 모습이 귀여운 듯 견우는 계속 힐끔거리며 지켜보고 있는데 그녀가 점점 심상치 않다. 그녀는 앞에 앉아있던 대머리 아저씨 머리 위에 순식간에 구토를 해버리고는 게슴츠레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며 "자기야!"라고 불렀다. 이상하게도 그는 왠지 이 여자가 좋았다. 공연히 보호해주고 싶어서 이 여자의 아픔이 무엇이든지 간에 정성껏 치료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그녀가 무엇을 해도 무엇을 요구해도 싫지 않았다. 그녀는 제멋대로다. 그녀가 헤어지자면 헤어지고 만나자면 만나야 한다. 해맑게 웃는 모습만 봐도 그는 한없이 행복하기만 했다. 그러나 그는 어느덧 그녀 곁을 떠날 때가 가까워진 것을 느낀다.  헤어진 후 2년 후 그녀를 다시 만났다. 하지만 그녀는 또 헤어지자는 것이다. 오늘 헤어지고 내일 만나는 것처럼 지금은 헤어지지만 그는 분명코 다시 그녀를 만나게 될 것이라고 굳게 믿는다.

 

엽기적인 그녀가 개봉한 지 벌써 20년이 다 되어간다. 2001년 개봉 당시 488만 명의 관객을 모으며 대 흥행한 엽기적인 그녀는 여전히 대중에게 사랑받는 영화로 자리 잡고 있다.

 

영화계에 따르면 최근 1년간 6개국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등)에 리메이크 판권이 팔렸으며. 독일, 태국 등에서 영화나 TV 시리즈 리메이크가 이루어질 예정이라고 한다. 특히 엽기적인 그녀는 개봉 당시에도 중국에서 엄청난 사랑을 받았는데, 최근 중국에서 엽기적인 그녀 원본이 재판매되는 현상까지 나타났다. 우리나라에서는 2016년, 차태현, 빅토리아 주연의 엽기적인 그녀 2가 봉했다. 흥행은 성공적이지 못했지만 엽기적인 그녀라는 타이틀만으로도 대중의 관심과 이목을 끌었다.

 

엽기적인 그녀의 흥행 이유는 무엇일까? 매력적인 주연 배우들의 힘을 무시할 수 없다. 전지현이 아닌 그녀, 차태현이 아닌 견우는 왠지 상상하기 어렵다. 그 정도로 전지현과 차태현이 완벽하게 캐릭터를 소화했기에 당시에 영화도 배우도 모두 큰 인기를 끌지 않았을까? 주연 배우들의 힘과 더불어 신선한 스토리도 흥행에 한몫했다. 아슬아슬하게 선을 넘지 않는 코미디적 요소와 복잡 미묘하면서 감동이 있는 로맨스의 적절한 조화가 대중의 마음을 흔들어 놓았다.

앞으로 한국 영화의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서 엽기적인 그녀만큼 좋은 평을 얻고 많은 사랑을 받는 영화가 나오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