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행복한 만남
[인터뷰] 행복한 만남
  • 서다은
  • 승인 2019.09.26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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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서 ‘만남’은 참 중요하다.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인생이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 번의 만남으로 장애를 극복하고 자신감 넘치는 일상생활을 하는 정원진(15) 학생과 보호자 채규화씨(76), 담당 사회복지사 권수안씨를 만나보았다.

 

우연했던 첫 만남

정원진 학생과 담당 사회복지사의 첫 만남은 2017년 말, 정원진 학생이 초등학교를 졸업할 당시였다. 지적장애 2급 장애를 가진 정원진 학생은 혼자 일상생활이 불가능했고, 조손가정에서 양육을 받는 터라 친할머니인 채규화씨가 매일 동행하며 보호를 하고 있었다.

성민에듀투게더¹ 담당 사회복지사 권수안씨는 첫 만남에 관해 설명했다.

“원진이는 군포초등학교 사회복지팀을 방문했을 때 소개해서 알게 되었다. 연로하신 조부모가 손자 세 명을 키우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개인에 대한 소개를 받았다. 성민에듀투게더에서는 장애 아동을 케어 하지 않지만, 원진이가 최소한의 독립적 삶을 유지 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겠다는 목표가 생겨서 결정하였다.”

¹성민에듀투게더는 사)성민원의 아동·청소년교육복지사업의 일환으로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사교육을 받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학습지원, 석식지원 등을 제공하는 야간보호사업이다. 경기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지원을 받아 운영하고 있다.

 

권수안 사회복지사와 정원진 학생의 수업 모습
권수안 사회복지사와 정원진 학생의 수업 모습

 

자신감을 회복하기까지

정원진 학생이 처음 성민에듀투게더에 왔을 때 의존도가 높았고, 자신감도 많이 부족했다. 장애를 가졌다는 이유로 친구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하거나 괴롭힘을 많이 당해서인지 두 개 층 아래에 있는 화장실도 혼자 가기 겁냈고 권수안 사회복지사는 심리적으로 두려움이 있다는 것을 파악하게 되었다.

“승마 치료가 자신감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들은 게 생각났다. 치료를 도와주기 위해 군포시청에 자문했다. ‘위기 청소년 특별지원사업’에 해당해 지원금을 받을 수 있었고 한국특수요육원과 연계해 치료를 진행할 수 있었다. 특히, 한국특수요육원은 중등 학생은 교육대상이 아닌데 간절한 부탁에 응해주셔서 정말 감사했다.”

월 4회 승마 치료와 함께 권수안 사회복지사는 정원진 학생의 구부정한 척추가 바로 서도록 바르게 걷기, 줄넘기, 팔굽혀펴기 등의 운동을 시켰다. 또한 대인관계를 원만하게 할 수 있도록 대화가 가능한 방법을 찾다가 책을 읽고 느낀 점을 한 줄이라도 써서 이야기해 볼 수 있도록 해보았다. 특히, 함께 석식을 먹다 보니 젓가락질과 식사 태도가 상대방에게 좋은 이미지 주기가 어렵다고 생각해 집중적으로 교정하였다.

 

만남이 기적으로

그렇게 1년 반이 지나고 정원진 학생에게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은 훌쩍 자란 키와 체중 감량이었다. 그리고 이제는 학교뿐 아니라 한국특수요육원이 있는 인덕원까지 혼자 오고 갈 수 있게 되었다. 자신감이 생긴 것이다.

정원진 학생의 치료를 위해 할머니의 협력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권수안 사회복지사의 지도와 요구에 그대로 응했고 스스로 할 수 있도록 계속 훈련했다. 할머니 채규화씨는 치료 후 가장 달라진 점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원진이의 생각이 많이 달라졌다. 이전에는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많이 의존했는데 이제는 목욕부터 뭐든지 스스로 혼자 해보겠다고 한다. 키도 많이 크고 자신감도 생기니 학교에서 친구들이 괴롭히지 않는다고 해 많은 것이 감사하다.”

 

권수안 사회복지사는 “앞으로 원진이가 실행 가능한 범주 안에서 자신감 있게 자기 뜻을 말과 글과 행동으로 표현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이를 위해 함께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할머니 채규화씨는 모든 장애 아동들의 보호자 마음이 그렇듯 자립하길 소망하고 있다. “원진이가 건강하고 올바르게 자라서 좋은 일을 많이 했으면 좋겠다. 스스로 앞가림을 할 수 있으면 여한이 없겠다. 도움 주신 모든 분께 항상 감사한 마음이다.”라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정원진 학생이 수업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할머니 채규화씨
정원진 학생이 수업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할머니 채규화씨

 

열정과 사랑의 마음을 가진 사회복지사와의 만남, 군포시와 국립요육원의 지원 등 많은 손길이 모였고, 기적을 만들어 냈다.

정원진 학생의 1년 반이라는 시간이 기적이었듯 앞으로 헤쳐나가야 할 많은 상황 속에서 좋은 만남이 계속되어 장애를 극복하고 자립까지 할 수 있기를 응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