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무늬만 스무살, 알맹이는 일곱살, 그녀만의 행복한 세상
<영화>무늬만 스무살, 알맹이는 일곱살, 그녀만의 행복한 세상
  • 관리자
  • 승인 2007.01.30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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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아, 자라라
두근두근! 콩닥콩닥!
세상이 몽땅 궁금한 그녀는 일곱살


삶을 잊게 해주는 영화와 삶을 새롭게 보게 하는 영화. 만일 영화를 이 두 가지로 나눈다면 “허브”는 당연히 후자다. 영화 “허브”는 몸은 20살인데 정신적인 연령은 7세인 정신지체 3급 장애인 상은(강혜정)의 성숙되어가는 과정을 소재로 한 영화이다. 상은의 성숙을 위한 과정이 보는 이들을 참 슬프게 한다. 사실 이야기 구도는 매우 단순하다.

그러나 영화 속에 등장하는 배우들의 연기가 참 볼만하다. 강혜정의 또 다른 모습, 한층 성숙해진 배종옥의 연기는 기대 이상이었다. 딸을 누구보다 사랑하는 따뜻한 엄마로써 거친 파도와 같은 인생의 역경을 이겨내는 아줌마로서 완벽한 연기를 해냈다.
영화를 보면 색대비가 뛰어나다. 원색의 대비는 마치 미술관에 온 듯한 생각이 들게 하였고 OST도 제주도의 겨울바다 바람 같은 신선한 느낌이 든다.

영화 “허브”엔 없다
- 당신을 지치게 하던 그것들


[과장] 영화 “허브”의 주인공들은 특별하지 않다. 혼자 몸으로 꽃집을 운영하며 딸을 키우는 씩씩한 아줌마 현숙, 그녀에게 힘이 되는 수다 친구 미자, 뺀질대는 교통의경 종범, 그리고 어른보다 속이 깊은 초등학생 영란과 승원….
이 모두의 사랑을 받는 영원한 일곱 살 상은이. 그들은 우리가 한번쯤 만났음 직한, 우리 곁의 사람들이다. 그들이 보여주는 사건들도 우리가 겪었던 혹은 겪게 될 이야기이다.

영화 “허브”엔 있다
- 당신을 행복하게 할 그것들


[순수] 영원한 일곱 살의 마음을 가진 상은. 어리고 연약하지만 마치 은은하게 가득 퍼지는 “허브” 향처럼 주변을 순수함으로 가득 물들이는 그녀. 영화 “허브” 속에서 우리는 영원한 일곱 살 상은이의 마음이 되어 세상을 보게 된다.
순수한 일곱 살의 마음으로 동화 속 공주님들과 대화를 나누고, 초등학생 친구들에게 고민을 상담하며 꿈꾸고, 설레고…. 자라는 상은. 상은이는 우리가 잃어버린 순수, 우리가 잊고 있던 그 향기로운 시절을 되돌려 준다.

[사랑] 영화 “허브”에는 다양한 종류의 사랑들이 담뿍 들어있다. 엄마와 딸의 사랑, 친구의 우정, 남녀의 사랑, 인간과 인간의 믿음, 강한 자가 약한 자를 보호하고 감싸주는 배려….
그 다양한 온기 속에서 영화 “허브”는 각박하고 거칠다고만 말해지는 세상이 얼마나 따뜻한지를, 얼마나 가치 있는지를 말해준다. 영화가 끝난 뒤 “허브” 향처럼 가득 퍼지는 행복이 우리 곁에 가까이 다가와 있을 것이라 약속한다.

[감동] 장애를 가진 아이는 세상살이가 불행할 것이다. 그런 아이의 엄마는 하루하루가 슬프고 고역일 것이다. 정신지체아를 비장애인이 사랑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정신지체아는 세상에 온전히 홀로 설 수 없을 것이다. 세상이 가진 편견은 이런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허브”는 말한다. ‘지체’는 조금 늦은 것일 뿐이라고, ‘장애’는 조금 더 힘이 드는 것뿐이라고. 늦은 만큼 천천히 세상을 볼 수 있고, 힘이 드니까 주변과 더 속 깊은 정을 나눌 수 있다고…마치 금방이라도 밟힐 것처럼 연약한 “허브” 잎 같은 세상에서 더없이 약하고 부족해 보이는 상은이가 사랑을 한다.
이별을 배운다. 그리고 홀로 선다! 그 과정 속에서 관객은 세상의 모든 슬픔과 상처가 치유되는, 불가능할 것 같은 모든 소망이 이뤄지는 감동을 만날 것이다.


장정순 객원기자(2007.1.20.경기복지뉴스)


**Information**

감동: 허인무
출연: 강혜정(차상은), 배종옥(김현숙), 정경호(이종범)
국내등급: 12세 관람가
극장개봉: 2007.0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