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어’로 모두가 소통할 수 있는 세상을 꿈꾸며
‘수어’로 모두가 소통할 수 있는 세상을 꿈꾸며
  • 서다은 기자
  • 승인 2020.04.16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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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농아인협회 미디어접근지원센터 이샛별
경기도농아인협회 미디어접근지원센터 이샛별

음성 언어 위주의 일상을 보내고 있는 ‘청인’은 다수다. 그에 반해 시각 중심의 일상을 보내는 ‘농인’은 소수다.

수어를 모르는 상황에서 어떤 농인이 목적지까지 가는 방법을 물어보면 대부분의 청인은 어쩔 줄 모를 것이다. 장애인 인식 개선 교육만 받아봤지 현실에서 농인을 만날 기회가 흔치 않기 때문이다.

‘농인’인 나는 이러한 상황에서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머뭇거리는 청인을 많이 만났다. 물론 이해는 하지만 한편으로는 아쉬움을 감출 수 없다. 그리고 어떤 방법이 상대방에게 불쾌감을 주지 않을까?, ‘수어’를 배워봐야겠다는 마음을 가지는 청인들은 얼마나 될까? 라는 궁금증도 가지게 된다.

‘수어’라는 언어는 한국어와 동등한 위치에 있다. 지난 2016년에 제정되어 시행한 지가 벌써 4년이 넘었음에 불구하고 아직 모르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요즘은 장애인 인식 개선 교육의 일환으로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방과 후 프로그램이나 동아리 등에서 수어를 가르치고 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농인’을 이해하고 농인들과 삶을 함께 나누고 공유할 수 있도록 수어 교육의 보급이 더욱 확대되면 좋겠다.

앞서 말했듯이 우리 농인은 언어적 소수자에 해당한다. 사회의 인식은 여전히 농인을 병리적 관점으로 바라본다. 청각장애는 비정상이고, 들을 수 있는 청인은 정상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를 바꾸기 위해서 농인과 수어 통역사들의 제언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코로나 사태에서 농인들의 정보 접근권을 보장하기 위해 정부 브리핑 현장에서 수어 통역사가 서게 되었고, 제21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는 수어형 선거공보를 법제화해달라는 SNS 릴레이 캠페인도 펼쳐졌다.

농인, 수어 통역사뿐 아니라 국민 모두의 관심으로 수어가 소수의 언어로, 소수의 사람에 의해 쓰이지 않고 모두가 수어로 소통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경기도농아인협회 미디어접근지원센터 이샛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