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는 뉴스’는 어떤 뉴스인가?
‘보이는 뉴스’는 어떤 뉴스인가?
  • 서다은 기자
  • 승인 2020.04.23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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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농아인협회 미디어접근지원센터 이샛별
경기도농아인협회 미디어접근지원센터 이샛별

뉴스를 볼 때 가장 시선이 가는 곳은 어디인가?

아나운서? 뉴스 제목과 이미지? 이외에 시선이 가는 곳은 어디인가?

나와 같은 농인(청각장애인)은 뉴스화면 전체가 아닌 수어 통역 화면과 속기 자막을 통해 뉴스 정보를 받으며 살아간다. 하지만 농인은 뉴스 전문을 이해하는 데 한계가 있다. 뉴스 내용을 전달하는 아나운서의 음성 속도가 생각보다 빠르다. 수어 통역사도 그 속도에 맞춰 통역을 해야 하다 보니 농인은 완전한 뉴스 내용을 전달받기 어렵다. 이러한 이유로 농인은 청인보다 정보 접근권이 현저히 낮다. 농인들은 못 듣는 뉴스보다 눈으로 볼 수 있는 뉴스를 원한다. 이 사회를 살아가는데 필요한 다양한 정보를 얻기 위해선 더 잘 볼 수 있는 뉴스가 필요하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경기도농아인협회에서 미디어접근지원센터를 개소해 경기농아방송이라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농인은 농인이 겪는 정보 접근권에 대한 목마름을 충분히 알고 있다. 그래서 농인들이 보기 쉽게,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뉴스를 수어로 번역해 전달한다. 농아방송뉴스 화면은 뉴스 속의 작은 수어 통역 화면이 아닌 농인 아나운서가 직접 뉴스 내용을 전달한다. 아나운서 뒤의 배경 이미지는 뉴스 관련 이미지다. 시각 문화에 익숙한 농인들을 위해 보이는 뉴스를 제작·배포하는 것이다. 농인에게 보이는 뉴스는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한편, 최근 스마트 수어방송 시스템이 구축되면서 농인이 원하는 대로 직접 수어 통역 화면의 위치와 크기를 조절할 수 있게 됐다. 기술발전으로 농인의 정보 접근에 대한 문제가 차츰 개선되고 있는 듯하다. 앞으로도 관계기관과 지역사회의 적극적인 지원과 연계로 농인들이 정보의 사각지대에 놓이지 않고 정보 접근에 대한 보장이 이루어지길 바란다.

 

경기도농아인협회 미디어접근지원센터 이샛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