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의 빛, 복지시설 탐방] 함께 일해서 즐거운 장애인 일터, 굿윌스토어
[우리 사회의 빛, 복지시설 탐방] 함께 일해서 즐거운 장애인 일터, 굿윌스토어
  • 이루리 기자
  • 승인 2020.05.25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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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굿윌을 대표하는 굿윌스토어 안양점 방문
굿윌스토어 안양점 전경 ⓒGBN뉴스
굿윌스토어 안양점 전경 ⓒGBN뉴스

착한 소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착한 소비는 개인의 소비가 환경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현명하고 합리적인 소비를 하는 것이다. 이웃과 환경을 생각하는 소비는 점차 우리 사회의 미덕이 되어가고 있다.

착한 소비를 할 수 있는 '굿윌스토어'는 기증품을 판매한 수익금으로 장애인과 취약계층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사회적기업이다. 우리의 소비로 이웃과 환경을 살릴 수 있는 곳, 한국 굿윌을 대표하는 굿윌스토어 안양점을 방문했다.

내부 모습 ⓒGBN뉴스
내부 모습 ⓒGBN뉴스

자선이 아닌 기회 제공
굿윌스토어의 핵심 철학은 장애인에게 '자선이 아닌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굿윌은 1902년 미국 에드거 헬름스 목사로부터 시작됐다. 처음에는 불우한 이웃에게 의류, 식품 등을 지원하기 위한 자선사업이었다. 그러나 단순한 물질적 지원이 그들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고, 일회적인 소모에 그친다는 것을 깨달았다.

헬름스 목사는 자선이 아닌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기증받은 물품을 장애인들이 다시 수선, 세탁, 판매할 수 있도록 했다. 근로활동의 기회를 제공한 것이다. 그렇게 시작된 굿윌 사업은 현재 전 세계의 굿윌 사업장으로 확대되어 수만 명의 장애인과 취약계층에게 취업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경제적 자립 그 이상의 영적 자립
함께하는 재단에서 운영 중인 굿윌스토어는 매주 월요일, 지점마다 직원 예배로 한 주를 시작한다. 일자리를 통해 경제적 자립을 지원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이 장애인 직원들의 영적 자립이기 때문이다.

헬름스 목사는 죽기 전 이런 유언을 남겼다. "굿윌 사역에 있어서 예배가 절대로 빠져서는 안 된다. 영적인 부분을 놓치면 하나님께서 이 사업을 기뻐하지 않으실 것이다."

굿윌스토어는 그 어느 것보다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사업장이 되는 것을 우선순위로 삼고 있다. 이를 이루기 위해 지금까지도 예배드리기에 힘쓰고 있다.

 

착한 소비를 할 수 있는 곳
굿윌스토어에서는 나눔의 선순환이 이루어진다. 개인, 교회, 기업으로부터 기증받은 물건은 장애인이 직접 재분류하고 깨끗한 상품으로 손질해 판매한다. 판매 수익금은 다시 장애인과 소외계층을 위한 급여로 사용된다. 굿윌스토어의 소비는 고객이 제품을 통해 갖는 유익에 그치지 않고 장애인의 일자리 제공 등 지속 가능한 나눔으로 이어지고 있다.

사용하지 않은 깨끗한 상태로 버려지는 물건들이 굿윌스토어를 통해 새 주인을 찾는다. 굿윌스토어는 기부자와 소비자의 연결고리가 되어준다. 누군가는 사용하지 않아서 잠들어 있던 물건이 꼭 필요한 이들의 손에 들려 물건의 가치를 찾게 된다.

금액 또한 누구나 부담 없이 살 수 있는 적은 금액으로 책정된다. 의류부터 잡화, 유아용품, 가전 등 다양한 제품들을 경제적 여건에 상관없이 구입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굿윌스토어를 이용하는 단골들은 '일찍 알았다면 좋았을 텐데'하는 아쉬움을 토로한다. 좋은 물건과 착한 가격, 친절한 서비스 등 많은 장점이 있지만, 입소문이나 지역신문 등을 통해 찾아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실질적으로 지역사회 안에서 굿윌스토어에 대한 인지도나 관심은 아직 많이 부족하다.

사회적기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인건비 지원, 물품구매 등 관료적 방식에서 벗어날 필요성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장애인들이 지역공동체 안에서 자생력을 가질 수 있도록 많은 홍보를 통해 누구나 알고 이용하는 것이 굿윌스토어가 바라는 점이다.

 

변화를 통해 찾은 희망
굿윌스토어에서 근무하는 장애인 직원들은 일하면서 꿈을 되찾았다고 이야기한다. 지적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역할이 제한되고 편견 어린 시선이 일상이었던 지난 과거와 달리, 굿윌스토어에서는 자신의 달란트대로 존중받으며 즐겁게 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장애인들은 자신의 손길이 닿은 물건을 판매하고 그 과정에서 지역 주민들과 소통한다. 너무나 일상적인 일이지만 장애인에겐 절대 당연하지 않은 것들을 굿윌스토어를 통해 체험해 가고 있다.

굿윌스토어 안양점에 한 고객이 간식이 담긴 봉지와 함께 편지 한 장을 놓고 간 에피소드가 있다. 편지에는 이렇게 쓰여있었다. "한동안 사는 것이 참 힘들고 싫었습니다. 그런데 여기 직원들을 보며 살 힘을 되찾게 되었습니다. 참 고맙습니다."

긍정적인 변화는 장애인 가족들에게도 일어나고 있다. 늘 집에서 우두커니 시간을 보내며 가족 이외의 누구하고도 교류가 없던 장애인 아들, 딸. 그러나 굿윌스토어에 일하면서 일상의 풍경이 달라졌다. 부모들은 자녀들이 퇴근하고 돌아와 매장에서의 있었던 이야기를 풀어놓을 때면 20여 년 가슴에 맺힌 응어리도 함께 풀린다고 이야기한다.

굿윌스토어는 구매와 기증이 모두 가능하다. 새 제품 또는 재사용할 수 있는 물건이라면 무엇이든 기부가 가능하며 직원이 찾아가는 방문 수거도 요청할 수 있다.

매장은 강남세움점, 세빛섬점, 강동점, 효성1호점, 양천점, 구리점, 일산점, 송파점, 도봉점, 가든파이브점, 분당점, 안양점, 수원점, 청평점, 대전점, 창원점, 부산다대점, 전주점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