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도 쉬고 자야 한다
입도 쉬고 자야 한다
  • 서다은 기자
  • 승인 2020.07.01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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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은 코에서 시작되었다(7)
머리앤코글로벌한의원 이태훈 대표원장
머리앤코글로벌한의원
이태훈 대표원장

수면무호흡

“남편이 숨넘어갈까 봐 무서워 잠을 못 자겠어요.” 남편과 각방을 쓴다는 주부가 혼자 상담을 위해 찾아왔다. 금슬 좋기로 평판이 나 있는 부부가 한방에서 자지 못하게 된 건 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커억 컥. 끊어질 듯 이어지는 남편의 숨소리에 이러다가 혹시 죽는 건 아닌가 흔들어 깨워도 보고 옆에 앉아 하얗게 밤을 지새우기도 하고….” 눈가에 고인 촉촉한 물기가 남편에 대한 사랑을 대변하는 듯하여 가슴이 짠해졌다.

“모시고 오시죠.” 환자의 얼굴은 예상한 대로 크기가 커져 있는 데다 색깔은 시커멓고 안구는 검누레진 상태였다. “뒷머리는 뻣뻣하고 늘 졸리고요. 부부관계도 영 예전 같지 못하고요….” 치료에 들어갔다. 그리고 치료 20회차가 된 오늘, 진료실 앞에 손을 꼭 잡고 앉아 있는 부부의 모습이 유난히 편해 보인다. 남편은 심혈관 질환의 철도에서 이탈하게 된 것이다.

 
질병 관리 tip
수면무호흡증 “옆으로 누워 자라”
“공기유입 단면적 38% 확장”(고려대·서울대 연구팀)
옆으로 누워 자는 게 공기유입량을 증가시켜 수면무호흡 증상을 줄여준다는 사실이 컴퓨터단층촬영(CT) 영상 연구를 통해 처음으로 확인됐다.
바로 누운 자세와 상기도 부분의 단면적이 약 38%가량 확장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주간기면증(낮졸림증)

여자 환자분이 내원했다. 졸음운전으로 5중 추돌사고를 낸 뒤라 심신이 모두 괴로운 상태라고 했다. 원래는 남편의 보호자로 왔던 분이다. 남편은 걸음걸이가 불편했었다. 부인 말을 거의 듣지 않는 전형적인 ‘옛날 남편’이라 부인은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을 텐데, 오히려 이해하려 애쓰는 모습이 존경스러웠다. 그런 그녀가 사고 충격으로 많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요양원에서 야간 근무를 마치고 직접 운전을 하여 돌아와 남편을 보살피니 몸이 두 개라도 모자랄 지경이라고 했다. 그녀의 코안 면적을 측정해보고 “수면무호흡은 필수적일 것”이라고 했더니 “그렇다”고 했다. 자다가 자기 숨소리에 놀라 깬단다. 수면무호흡으로 피로가 쌓여 낮에 잠이 쏟아지는 주간기면증(晝間嗜眠症)에 걸려 있었다. 주간기면증은 운전 중 사고를 부른다. 운전은 긴장의 연속이다. 빠른 속도로 굴러가는 바퀴가 단 몇 초의 여유도 허락하지 않기 때문이다. 졸음운전이 음주운전보다 더 위험하다는 경고 문구가 도로 곳곳에서 우리를 째려보고 있다.

주간기면증의 원인은 수면무호흡이다. 코에서 시작된 작은 일이 어느덧 몸 전체의 일로 커지는 모양새다. 수면무호흡은 수면 중 10초 이상 호흡을 멈추는 상태를 일컫는다. 자고 있으니 의식이 없지만, 호흡이 멈추면 죽음의 공포에 빠진다. 인생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잠, 8시간 동안 벌어진 수면무호흡이 온종일의 피로로 이어진다.

우리 몸은 영양소 없이 한 달은 버틸 수 있어도 산소 없이는 1분도 못 견딘다. 뇌세포가 1분에 200만 개씩 죽어 나가기 때문이다. 사람은 산소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태생적인 ‘산소바라기’이다. 코 통로가 무너져 병목구간이 생기면 산소유입량이 줄어드니 본능적으로 입을 통해 부족한 산소량을 채우려고 구강호흡을 한다.

밤엔 마시거나 먹지 않고 아침까지 푹 자야한다. 낮 동안 각종 음식물과 침 등으로 손상된 점막 조직을 복구하라는 뇌의 명령을 받은 심장이 필요한 만큼의 혈액을 입으로 보낸다. 밤에는 입만 다물고 있어도 습도를 100%로 유지하면서 각종 상처를 치유할 수 있다. 그러나 그렇지 못하다면 악순환이 일어난다.

잠자는 동안 습도만 유지하며 보수하느라 바쁜 입이 숨까지 쉬게 되면 건조해지고, 거르지 못한 먼지와 세균들이 기관지를 거쳐 폐로 들어간다. 그 과정에서 구내염, 편도선염, 기관지염, 폐렴, 천식, 기관지 확장증 등의 호흡기질환이 반복된다. 폐로 들어간 먼지와 세균이 심장과 혈액을 교류하는 과정에 섞여 들어가 혈전으로 변한다. 심뇌혈관질환인 중풍과 협심증, 심근경색 등이 발병하는 기전에 대해서는 매스컴을 통해 익히 들어 모르는 이가 거의 없을 것이다.

낮이 사회생활을 위해 전력투구하는, 우리 몸에 무리가 가더라도 밀어붙이는 ‘소모의 시간’이라면, 밤은 망가진 몸을 정비하는 ‘치유의 시간’이다. 겉으로 봐서는 낮이 중요해 보이지만 육체적인 건강은 물론이고 정신적인 건강 측면에서 보면 밤이 훨씬 중요하다. 낮 동안 쌓인 피로를 편안한 꿈의 시간으로 보상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잠은 위대하다. 스스로 고치는 놀라운 복원력이 있기 때문이다. 이 힘을 파괴하는 악당이 수면무호흡이다. 잘만 하면 깨우는 ‘잠고문’이 다. 모자란 잠이 낮 동안의 피로와 졸림으로 다가온다. 물에 젖은 듯한 나른함과 함께 쏟아지는 졸음폭탄인 주간졸림증이 각종 사건 사고와 함께 쳐들어온다. 뉴스에 나오는 대형 교통사고, 작업 중 팔다리를 잃는 절단사고, 엄마를 좌절시키는 아이들의 학습능력 저하의 이면에 구강호흡이 숨어 있다.

통뇌법의 비골(鼻骨) 교정술(코 숨길 3차원 교정법)과 부비동 염증 제거 및 펌핑, 뇌척수관 확장술(추나 3차원 교정술)의 놀라운 조합은 심뇌혈관과 안·이비인후(眼耳鼻咽喉)과 신경계(중추 및 자율신경, 미주신경 등) 문제를 종합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이다.

「통뇌법 혁명: 중풍 비염 꼭 걸려야 하나요?」 중에서, 머리앤코글로벌한의원 이태훈 대표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