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에도 골든타임이 있다
치료에도 골든타임이 있다
  • GBN뉴스
  • 승인 2020.07.20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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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남도 괴로운 병(3)
머리앤코글로벌한의원 이태훈 대표원장
머리앤코글로벌한의원 이태훈 대표원장

중풍(뇌경색 1)

개업 첫날 맞은 환자가 중풍 환자였고, 3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이들이 환자의 대부분이다. 평균수명이 60세도 안 되던 시절이 엊그제인데, 순식간에 여든을 넘긴 어른이 경로당에서 물심부름하는 시대로 변모했다. 그런데도 ‘중풍은 치명적인 질환’이라는 인식은 바뀌지 않았다.

중풍은 혁명적인 발전을 거듭하는 의학과 과학이 해결할 수 없는 난공불락의 질환인가. 필자의 대답은 단연코 “No”이다.

잘못된 상식이 병을 키운다. 중풍도 예외가 될 수 없다. 중풍 위험군(群) 환자들이 가진 잘못된 정보가 올바른 치료를 방해한다. 건강을 지키기 위해선 본인의 질병이 어떠한 특성이 있는지 살피는 게 중요하다. 중풍에 대한 오해들을 문답식으로 풀어봤다.

 

- 중풍은 노인에게만 온다. “No. 젊은 중풍이 더욱 치명적이다.”

- 중풍은 운동하면 오지 않는다. “No. 운동해도 올 수 있다. 마른 중풍도 있다.”

- 중풍은 한번 오면 다시 오지 않는다. “No. 중풍은 일반적으로 3회가 진행된다.”

- MRI와 CT 등으로 검사했는데, 이상이 없다고 해서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No. 대부분의 경우 중풍은 발생한 후 비로소 검사상 확진이 나오는 경우가 많다(발생하기 전에는 문제가 없다고 한다).”

 

“급한 상담 전화”라며 데스크 직원이 재촉해댄다. 3개월 전에 왔던 환자분의 따님이었다. 그의 어머님이 2주 전에 의식을 잃고 쓰러져 분당 모 병원 집중치료실에 있다고 했다. 어렵게 의식은 돌아왔지만, 마비 상태에서 이상한 동작을 반복한다는 것이다. 손가락으로 허공에 대고 네모 표시를 계속 그린다고 했다. 3일간 눈 깜박임 신호(1회는 예, 2회는 아니오)로 그 뜻을 확인해본 결과, 그 기호는 ‘ㅁ’이고 머리앤코를 가리킨다는 것을 알고 급히 전화했다는 것이다. 전에 그분이 내원했을 때 다양한 검사와 설명으로 중풍 최고위험군이니 당장 치료할 것을 권유했었다. 보호자인 따님도 “요즘 들어 엄마가 자주 한쪽으로 넘어지고, 기억이 깜빡거리는 데다, 손에 든 물건도 떨어뜨리세요”라며 바로 치료를 시작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환자 본인은 “나이가 들면 원래 그런 거야”라고 소리치며 진료실을 박차고 나갔었다.

전화를 받았지만 해줄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치료의 골든타임을 놓쳤습니다. 환자분이 우리 병원에 오실 수도 없고, 그 병원이 저와 모든 장비를 집중치료실 안에 들여보내 줄 리도 없고, 당연히 치료도 허락하지 않겠지요. 현재로서는 기다릴 수밖에요….”

산다는 것은 선택의 연속이다. 하지만 뇌혈관질환에서는 선택의 결과가 너무 극단적이다. 삶과 죽음, 정상과 비정상.

2200여 년 전에 나온 중국 최초의 의학서 「황제내경」에는 ‘이미 병 든 후에 치료하지 말고 병들기 전에 치료하라’는 ‘불치이병 치미병(不治已病 治未病)’이라는 경구가 있다. 중국 춘추시대의 명의로 유명한 편작(扁鵲)은 「난경(難經)」에서 이를 ‘명의는 병들기 전에 치료하고, 보통 의사는 병든 후 치료한다’는 뜻으로 ‘상공치미병 중공치이병(上工治未病 中工治已病)’이라고 받았다.

발병 전과 후, 치료 타이밍을 어디에 두는가에 따라 의사의 등급이 달라진다. 치료의 승부수는 빠른 진단에 있다. 병을 알고 미리 대처하면 위험을 피해갈 수 있다.

중풍으로 쓰러진 경우, 응급대처를 통해 후유증을 최소화할 수 있는 첫 치료까지의 시간을 골든타임이라고 일컫는다. 일반적으로는 쓰러진 때로부터 3시간 정도이다. 필자가 말하고자 하는 골든타임은 관점이 다르다. 중풍으로 쓰러지기 전과 후의 순간을 미세하게 쪼개어본다면, 그 시간은 0.1초도 안 된다. 쓰러지는 그 0.1초 전에 선제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면 중풍은 아무것도 아닌 질병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통뇌법은 중풍을 ‘먼저 발견해 먼저 쏘는’ 저격수이다. 저격이 성과를 올리는 데는 격전보다 효과적이라는 것은 두말할 것도 없다. 필자는 30여 년 동안 이러한 진료체계를 만들기 위해 분투해왔고 목표에 거의 도달했다.

반(反)테러전에도 첨단과학이 동원되는데, 사람 살리는 중풍 치료의 진보는 느려 보인다. MRI와 CT에만 의존하기 때문에 늦는 것이다. 현대의학 체계 중 최고의 신뢰성을 갖춘 검사는 MRI와 CT를 통해서 한다. 최고가인 MRI는 뇌경색, CT는 뇌출혈에 특화되어 있다. 하지만 이들도 중풍의 발병 가능성이나 발병 시기에 대해서는 깜깜이다. 왜 그럴까.

MRI로는 뇌혈관 협착과 꽈리(동맥류), CT는 뇌혈관 출혈을 신속히 파악할 수 있지만, 이를 찾아냈다고 해서 어느 때에 중풍이 온다고 특정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하니 예방도 하지 못한다. 현상 유지라는 목표를 위해 처방 약 ‘한 주먹’ 줄 뿐이다. 환자들도 한마디 한다. “약 먹다 죽겠다.” 맞는 소리다. 약 성분끼리 충돌이 나서 발생하는 부작용이 많다는 사실을 아는 이들이 늘어가고 있다. 현상 유지를 목표로 삼는 치료 풍조에는 기존의 검진체계에 대한 맹목적 의존이 깔려 있다. 이것이 ‘35분마다 한 명 사망’이라는 단일 질환 최대 사망률 1위의 오명을 중풍에 선사하게 된 이유기도 하다.

「통뇌법 혁명: 중풍 비염 꼭 걸려야 하나요?」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