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평화상에 세계식량계획(WFP)... “식량이 최고의 백신”
노벨평화상에 세계식량계획(WFP)... “식량이 최고의 백신”
  • 이루리 기자
  • 승인 2020.10.09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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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노벨위원회 트위터 캡처
사진=노벨위원회 트위터 캡처

코로나 시대의 노벨평화상은 국제기구인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에 돌아갔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9일 WFP를 제120회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노벨위는 “WFP는 식량 지원과 관련한 최대 규모의 인도주의 조직”이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창궐하는 상황에서 굶주림에 맞서 싸우고 전쟁 지역에 평화를 가져왔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특히 예멘 콩고민주공화국 남수단 등 무장세력 간 갈등이 빈번한 지역의 열악한 식량 사정이 코로나19로 한층 악화한 터라 WFP의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고 설명했다. 노벨위에 따르면 2019년 한 해에만 세계에서 1억3500만명이 심각한 식량 부족 상황을 겪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각국을 덮친 올해는 이 숫자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노벨위는 WFP가 국가 간 ‘식량의 무기화’를 막는 데도 공헌했다고 평가했다. 기아 사태를 이용해 전쟁이나 갈등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여러 시도를 차단하는 원동력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노벨위는 “기아와 무장 갈등은 악순환의 관계”라며 “굶주림은 식량 공급 불안과 그에 따른 폭력·갈등을 초래한다”고 했다.

코로나19에 맞설 뚜렷한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선 원활한 식량 공급이 차선책이라는 점도 WFP 선정 이유로 제시됐다. 노벨위는 “코로나19 백신이 나오는 날까지는 식량이 혼돈에 대처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백신이다. WFP와 기타 식량지원단체가 충분한 금전적 지원을 받지 못 하는 상황이 벌어져선 안 된다”고 말했다.

세계식량계획은 1963년 유엔 산하에 설립된 이래 긴급 식량원조를 통해 굶주림과 영양실조 등에 시달리는 가난한 나라 사람들을 도와왔다. 자연재해나 전쟁 등으로 식량 수급이 불안한 지역에도 식량을 제공했다. 특히 최근 코로나19가 확산하는 상황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에 식량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북한에도 올해 들어 7월까지 주민 54만여명에게 영양 및 생계 지원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구촌에 굶주리는 사람이 없는 ‘제로 헝거(Zero Hunger)’를 목표로 활동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