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수 할머니, “세계 양심의 수도 베를린에서 평화의 소녀상 철거 안 된다”
이용수 할머니, “세계 양심의 수도 베를린에서 평화의 소녀상 철거 안 된다”
  • 서한결 기자
  • 승인 2020.10.14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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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베를린 미테구, “추가 조치 내리지 않고 법원의 판단 기다리기로”
이용수 할머니가 양기대 더불어민주당 의원, 정의기억연대 이나영 이사장과 14일 오후 국회 분수대에서 함께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서한결 기자)
이용수 할머니가 양기대 더불어민주당 의원, 정의기억연대 이나영 이사장과 14일 오후 국회 분수대에서 함께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서한결 기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독일 베를린의 평화의 소녀상 철거 결정 철회를 촉구했다.

이용수 할머니는 양기대 더불어민주당 의원, 정의기억연대 이나영 이사장과 14일 오후 국회 분수대에서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피해자 할머니의 한과 슬픔이자 후세 교육의 심장인 소녀상 철거를 주장하는 건 나쁜 행동이며 역사의 죄인이 되는 것”이라며 “세계 양심의 수도 독일 베를린에서 평화의 소녀상 철거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독일도 2차 세계대전 패전국이지만 일본과 다르게 반성하고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는 데 앞장선 나라”라며 “독일의 소녀상은 한국뿐 아니라 네덜란드, 아시아 피해자들을 위한 것이기에 베를린에 세워져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7월 독일 베를린 미테구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는 소녀상이 국제적인 전쟁 피해 여성 인권의 문제라는 점을 인정해 설치를 허가했다. 현지 시민단체들은 올해 9월 소녀상을 설립하고 제막식을 가졌다.

제막식 직후 가토 가쓰노부 일본 관방장관은 “일본 정부는 다양한 관계자와 접촉하고 기존 입장을 설명하는 등 계속해서 소녀상 철거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고,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은 16일 일본 외무성 기자회견에서 “동서 분열에서 하나의 베를린이 태어났으며, 이런 공존의 도시 베를린에 평화의 소녀상이 놓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발언했다.

미테구는 일본 측의 반발이 거세자 7일 소녀상 설치를 주관한 현지 시민단체 코리아협의회에 오는 14일까지 철거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코리아협의회는 즉각 미테구의 소녀상 철거 명령에 대한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냈다. 연립정부를 구성 중인 사회민주당에서도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에 미테구는 보도자료를 내고 “소녀상과 관련해 추가 조치를 내리지 않고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기로 했다”며, "관련된 모두가 공존할 수 있는 방법으로 기념물을 설계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