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 저녁’이 초래하는 구강호흡
‘우아한 저녁’이 초래하는 구강호흡
  • GBN뉴스
  • 승인 2020.10.26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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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와 심장은 왜 고장 나는가(1)
머리앤코글로벌한의원 이태훈 대표원장
머리앤코글로벌한의원 이태훈 대표원장

코의 통로인 콧구멍은 두 개이다. 평소 사람은 2, 3시간씩 번갈아 가며 한 콧구멍으로 숨을 쉰다. 평균을 내면 콧구멍은 하루 12시간씩 교대로 일한다. 즉, 12시간은 쉬는 것이다.

입은 하나다. 그렇다면 입은 24시간 계속 사용해야 하는데, 그럴 수는 없다.

TV는 껐다 켰다 하니까 10년을 쓴다. 끄기 때문에 수명이 10년 이상인 것이다. 휴대폰은 전화와 데이터를 받아야 하니 24시간 대기 상태로 있다. 그래서 2, 3년밖에 사용하지 않았는데도 이상이 생긴다.

입도 그렇게 될 수 있다. 그런데 입은 사람의 수명만큼 작동해야 하니, 사람이 자는 8시간 동안은 푹 자야 한다. 그래야 입과 사람이 해로(偕老)할 수 있다.

직장인들은 야근을 한다. 특근이라고도 한다. 일이 많아지면 밤을 새워 일하게 된다. 그때마다 직원들은 ‘우아한 저녁 시간’을 주장한다. 사람다운 삶을 강조하는 것이다. 그러한 소리를 들을 때마다 필자는 다른 걱정을 했다. 우아한 저녁은 잘 먹고 잘 노는 저녁일 것이다. 잘 먹고 잘 노는 저녁일수록 입은 많은 일을 한다. 먹고 마시고 떠들 고 부르느라….

위와 장은 가득 들어온 음식과 술을 밤새 소화시켜야 한다. 그래서 심장은 그곳으로 많은 혈액을 보내야 한다. 당연히 많은 산소도 필요하기 때문에 호흡을 잘해야 한다. 이러한 작동은 뇌가 지시한다.

뇌는 근육형이 아닌 학자풍이다. 학자는 직접 하지 않고 시키는 경우가 많다. 낮에는 뇌도 온갖 것을 판단하느라 시달리니, 밤이 되면 늘어지게 자려고 한다. 그런데 우아한 저녁을 즐겼으니 소화하기 위해 심장 박동과 호흡을 많이 하게 해야 한다. 이때 코를 통해 들어온 산소량이 부족해지면 바로 입에게 도와줄 것을 명령한다.

뇌는 자신이 많은 산소를 소비하니 산소 부족에 특히 예민하다. 코 호흡이 마땅치 않으면 바로 “입 벌려!”를 명령해버린다. 구강호흡을 하게 하는 것이다. 밤늦게까지 일을 한 입은 자다 말고 불려나왔기에 반쯤은 자는 상태로 움직이게 된다. 그것이 “커억~컥”이라는 호흡을 만든다. 뇌의 명령에도 불구하고 갑자기 “커억~컥” 하는 것은 ‘입 졸음’으로 구강호흡이 멈춰졌기 때문이다. 이를 수면무호흡이라고 한다. 이미 코 호흡은 되지 않는데 입도 졸음 때문에 무호흡으로 있다가 간신히 숨을 쉬는 것이 수면무호흡이다. 잘 먹는 저녁이 잦은 이들이 수면 무호흡에 취약하다.

수면무호흡은 생명을 관장하는 뇌가 생존하기 위해 처절히 투쟁한 결과이다. 수면무호흡은 뇌의 산소 공급이 원활하지 않다는 뜻이다.

수면무호흡이 치매 발생률을 60~80%까지 높인다. 수면무호흡이 유발하는 문제점을 간략하게 정리해본다.

수면무호흡을 하면 저산소 상태가 되기에 ①혈관계 염증과 혈관 내피세포 기능장애가 일어난다. ②각성과 수면 리듬을 조절하는 호르몬인 멜라토닌 분비량이 감소한다. ③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농도가 증가한다. ④호흡 중지 1분이 경과하면 그때부터는 분당 200만 개의 뇌세포가 파괴된다.

수면무호흡을 하면 수면 부족이 되기에 ①뇌척수액 흐름이 저하된다. ②뇌단백질 합성을 방해하는 단백질인 베타아밀로이드와 타우단 백질이 증가한다. ③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의 농도가 증가한다. ④만성 피로와 운동 부족으로 뇌 신경전달물질 생산량이 저하한다. ⑤뇌경색을 겪으며 치매로 진행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통뇌법 혁명: 중풍 비염 꼭 걸려야 하나요?」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