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절반 이상, “우리 사회 불공정”, “개천에서 용 나지 못하는 사회”
국민 절반 이상, “우리 사회 불공정”, “개천에서 용 나지 못하는 사회”
  • 이건호 기자
  • 승인 2020.11.04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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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익위, 공정·정직·배려 등 인식조사 결과 발표
“우리 사회는 불공정하지만 나는 공정하다”고 생각
‘개천에서 용 난다 가능?’ “아니다” 56.6%
권익위 청렴 관련 인식도 조사 ⓒ권익위 제공
권익위 청렴 관련 인식도 조사 ⓒ권익위 제공

국민 절반 이상은 우리 사회가 불공정하다고 생각하는 반면 본인의 공정성 수준은 비교적 높게 평가하고 있으며, 우리 사회가 더 이상 개천에서 용이 나지 못하는 사회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4일 나왔다.

국민권익위원회 청렴연수원이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지난 9월 2~12일 14세에서 69세 국민 2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조사한 결과, 우리 사회의 공정성에 대해 응답자의 54.0%는 ‘불공정하다’고 답했다. ‘공정하다’는 응답은 9.5%에 그쳤다. ‘보통’은 36.5%였다.

본인의 공정성에 대해선 47.1%가 ‘공정하다’고 평가했고 ‘불공정하다’는 답변은 9.2%였다. ‘보통’은 43.7%를 차지했다.

자수성가를 뜻하는 이른바 ‘개천에서 용 난다’가 가능한 사회인지에 대해선 응답자 56.6%가 ‘아니다’를 택했고, 11.7%만이 ‘그렇다’고 답했다.

소위 ‘팔은 안으로 굽는’ 문화가 남아있는지에 대해선 66.1%가 ‘그렇다’고 응답했으며, ‘아니다’라고 답한 사람은 4.7%였다.

‘회사 동료의 부정부패를 알게 되면 신고하겠다’는 응답자 비율은 연령대별로 10대가 70.9%로 가장 높았고, 40대가 32.5%로 가장 낮았다. 이 밖에 20대 50.8%, 30대 42.9%, 50대 이상 42.8% 등이었다.

 

‘배려’의 공동체 문화 여전히 존재해

‘교통사고 후 보험금을 더 받거나 합의에 도움이 되기 위해 병원에 입원하겠는가’라는 설문에는 ‘입원한다’는 응답은 32.9%, ‘입원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67.1%로 나타났다. ‘현금영수증을 발급받으려면 추가수수료를 내야 한다고 할 때 발급받겠는가’라는 질문에는 ‘수수료를 아끼기 위해 발급받지 않겠다’는 응답이 39.5%, ‘가게 주인이 정직하게 세금신고를 하도록 현금영수증을 발급받겠다’는 응답이 60.5%로 나타났다. 권익위는 “눈앞의 이익보다 양심을 지키려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최근 코로나 사태와 맞추어 ‘연초 계획한 가족여행을 코로나 사태로 인해 취소하겠냐’는 질문에 응답자 85.7%가 ‘계획된 여행을 취소하겠다’고 답해 사회 문제를 공감하고 참여하려는 의지를 보였다. 또한, ‘중요한 시험을 치르러 가는 길에 위급하게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을 도와줄 것인가’라는 질문에 ‘도와준다’는 응답이 72.1%로 나타났으며, ‘공동주택에서 이웃에게 소음이나 냄새로 피해를 주지 않도록 조심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그렇다’는 응답이 89.0%로 나타났다. 권익위는 “타인에게 배려하는 따뜻한 공동체 문화가 유지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국민권익위 전현희 위원장은 “이번 조사는 우리나라 국민들의 청렴에 대한 인식을 알아보기 위해 처음으로 실시했다”라며 “10대 청소년들의 청렴·공정에 엄격한 기준과 높은 기대치를 유지할 수 있도록 미래세대에 대한 지속적인 청렴 교육이 중요함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