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를 바로잡아 증상을 없앤다
구조를 바로잡아 증상을 없앤다
  • GBN뉴스
  • 승인 2020.12.21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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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 혁명(1)
머리앤코글로벌한의원 이태훈 대표원장
머리앤코글로벌한의원 이태훈 대표원장

17년 만에 잡은 교통사고 후유증, 두통

여자 환자가 병원 문으로 빨려 들어왔다. 산발한 머리, 초점 없는 눈, 일그러진 표정, 휘청대는 몸짓, 횡설수설하는 입. 흡사 정신과병원에서 방금 뛰쳐나온 행색이다. 조현병, 예전 용어로 정신분열증 환자인가? 빠른 결정이 필요했다.

조현병은 보호자 없이 대해서는 안 되는 질환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경험상 변을 당하기 십상이다. 그녀를 돌려보낼 심산이라 핑계를 찾고 있는데 그녀가 웅얼대며 이야기를 했다.

“17년 전 교통사고를 당한 후부터 두통이 생겼는데 1초도 멈추지 않아요. 자리에 누우면 두통이 더 심해져 잠을 이룰 수도 없고…. 아이고 뭐고 다 필요 없어요. 여기까지 오는 동안 트럭을 세 번 봤는데 바퀴 사이로 머리를 밀어 넣을 생각만 했어요. 용기가 부족해 집어넣지 못했어요. 제게는 용기가 필요해요, 제게는…. 1초 후에는 아프지 않을 거 아녜요. 저 이러다 미칠 것 같아요. 살려주세요. 선생님.”

이렇게 두서 있게 말하는 조현병은 없다. 심한 도약과 의식의 분산을 특징으로 하는 것이 조현병의 특징이기 때문이다.

딸과 아들이 있는 교사임을 알게 되었다. 급하게 치료를 시작했다. 1시간이 지나자 그녀가 말했다.

“선생님, 행복해요. 17년 만에 처음으로 머리가 아프지도 어지럽지도 않아요.”

치료를 계속하며 머리와 옷 스타일, 화장, 액세서리 등이 변해가는 여성 특유의 치유 과정을 볼 수 있었다. 여자 환자는 남자에게선 볼 수 없는 특이한 치료 정황이 있다. 어느 정도 병증이 해결되면 헤어스타일이 단정해진다. 다음에는 화장하기 시작하며 옷차림이 세련된다. 끝으로 액세서리로 멋을 낸다.

이때쯤 되면 그녀와의 이별을 준비해야 한다. 20회의 치료가 끝났을 때 매우 단정하고 건강한 주부이자 선생님을 볼 수 있었다.

풍선을 터뜨리지 않고 압력을 없애는 방법은 무엇인가? 묶인 곳을 풀어주는 것이다. 그녀는 교통사고 충격으로 머리 내부에 미세출혈이 다수 발생해 부종이 생긴, 전형적인 뇌진탕 증세였다. 뇌 안의 압력이 상승해 불안감, 두통, 현기증, 울렁거림을 겪었다. 심해지면 불면, 졸 도, 중풍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묶여 있는 곳을 풀어주면 되는데, 그 방법이 바로 통뇌법이다.

 

혈액 공급 이상이 초래하는 의식 단절, 졸도

서울 ○○동에서 세탁소를 운영하는 분의 따님이 내원했다. 앞으로 쏟아질 듯한 걸음걸이와 얼굴을 계속해서 만지는 당황스러운 손짓, 검붉은 안색, 두려움에 가득 찬 눈망울을 하고 있었다. 앞이마에 꿰맨 자국 두 군데가 있고 뒤통수에 있는 특이한 정황이 눈길을 끌었다. 흔히 ‘호치키스’라고 하는 스테이플러에 머리카락 몇 가닥이 묶여 있었다. 자세히 보니 의료용 스테이플러가 머리뼈에 박혀 있고 거기에 머리카락을 걸쳐놓은 것이었다.

여태껏 봐온 어떤 사람들과는 비교할 수 없이 기막힌 손재주와 순발력을 보유한 옷 수선의 달인인 그녀 어머니의 설명은 이러했다.

“서대문 모 병원에서는 소뇌위축, 신촌 한 병원에서는 소뇌위축은 아닌데 원인은 잘 모르겠다고 해요. 2년 전부터 하루에 3, 4회 졸도하고 1, 2주일에 한 번 앞뒤로 심하게 넘어져 12~15바늘을 꿰맸어요. 현기증이 심해 균형을 잡을 수가 없나 봐요. 3주 전에는 폐렴 치료도 했고….”

치료를 시작하고 7주가 지났는데 한 번도 쓰러진 적이 없다고 했다. 안색과 눈빛, 걸음걸이 등 모든 것이 호전되어가고 있다. 오늘은 30분을 걸어 집까지 간다며 진료실을 나갔다. 첫 내원 때는 화장실에서 나오지 못하고 문 앞에서 앞뒤로 넘어져 15바늘씩 꿰맸던 그녀다. 다른 환자를 치료하느라 흘려들었던 “걸어 간다”라는 말이 후룩 다가와 감전된 듯한 충격을 주었다.

주저앉는 것과 의식을 잃는 것은 전혀 다르다. 주저앉는 것은 ‘의식의 순간적인 단절 상태’이다. 넘어지는 순간 손발을 이용해 위험한 곳을 피하려는 본능적 회피 동작을 한다. 크게 다치거나 위험한 상태로 들어가지 않는 경우가 많다.

쓰러지는 것은 의식을 완전히 잃고 넘어지는 것이다. 손발을 쓸 여유가 없어 큰 나무가 쓰러지듯 중력을 한껏 안은 채 몸이 바닥에 내 동댕이쳐지는 것이다. 위험천만한 상황이다.

의식의 단절은 간질과 같은 유전적 소인이나 강력한 스트레스 때문에 불면과 불안이 지속돼 신경계에 이상이 온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혈액 공급이 문제가 된다. 따라서 졸도(syncope)도 통뇌법으로 치료할 수가 있다.

「통뇌법 혁명: 중풍 비염 꼭 걸려야 하나요?」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