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간 선행한 ‘전주 얼굴 없는 천사’ 영화로 개봉
21년간 선행한 ‘전주 얼굴 없는 천사’ 영화로 개봉
  • 서다은 기자
  • 승인 2021.01.06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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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 영화 포스터 ⓒ배급사 씨엠닉스 제공
사진 설명 = 영화 포스터 ⓒ배급사 씨엠닉스 제공

21년간 불우 이웃을 돕기 위한 선행을 남몰래 이어 온 전북 전주의 ‘얼굴 없는 천사’ 이야기가 영화로 만들어져 개봉했다.

전주영상위원회는 얼굴 없는 천사의 이야기를 필름에 담은 영화 ‘천사 바이러스가’ 6일 개봉했다고 밝혔다.

영화 제작은 전주영상위원회가, 배급은 종합콘텐츠 매니저먼트 융합기업인 ㈜씨엠닉스가 맡았다.

‘오하이오 삿포로’ ‘길 위에서’ 등 작품으로 이름을 알린 김성준 감독이 연출에 나섰다.

배우 박성일·이영아·문숙·전무송·김희창·김정영·길정우·권오진·이용이·홍부향 등이 출연했다.

천사는 바이러스는 매년 12월이면 전주 노송동에 기부 상자를 두고 가는 얼굴 없는 천사를 소재로 마을 사람들과 외부인과의 소통, 사랑의 이야기 등을 잔잔하게 담았다.

영화는 천사를 취재하겠다며 기자 지훈이 찾아오면서 시작된다. 우여곡절 끝에 마을에 잠입해 조사를 시작한 지훈은 사실 기자가 아니라 사기꾼이라는 것이 밝혀진다.

가짜 기자인 지훈역에는 박성일, 순수한 마을 사람인 천지역은 이영아가 맡았다. 이영아는 영화 촬영 후 긴 머리카락을 잘라서 기부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주 얼굴 없는 천사는 해마다 성탄절 앞뒤에 노송동주민센터 주변에 수천만 원의 기부금을 놓고 가는 사람에게 붙여진 이름이다. 그는 2000년부터 21년간 모두 22차례에 걸쳐 7억3863만여 원을 기부했다. 기부 상자엔 ‘소년소녀 가장 여러분 힘내세요’ 등의 따스한 글을 함께 담았다.

2019년에는 천사가 놓고 간 성금을 훔쳐 가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노송동 주민들은 천사의 뜻을 널리 기리고 그의 선행을 본받자는 의미에서 10월 4일을 ‘천사의 날’로 지정하고 불우이웃을 돕는 나눔과 봉사를 펼쳐오고 있다. 영화 제작사와 배급사는 얼굴 없는 천사의 선행에 동참하기 위해 영화 수익의 일부를 기부하기로 했다.

전주시는 천사의 선행을 기리기 위해 주민센터 옆에 표지석을 세웠다. 표지석에는 ‘얼굴 없는 천사여, 당신은 어둠 속의 촛불처럼 세상을 밝고 아름답게 만드는 참사람입니다. 사랑합니다’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다.

천사 바이러스는 앞서 전주국제영화제를 통해 소개됐으며 롯데시네마, CGV, 메가박스 등에서 예매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