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발 학력 격차 현실로… 중학생 중위권 비율 크게 감소
코로나발 학력 격차 현실로… 중학생 중위권 비율 크게 감소
  • 정희진 기자
  • 승인 2021.04.21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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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전후 서울 중학생의 국어·영어·수학 성적표를 비교해 본 결과, 중위권이 대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격수업으로 학력격차가 심해졌다는 교사와 학부모들의 우려가 실증 분석으로 처음 확인된 것이다.

연도별 등급 비율 변화량 ⓒ서울교육정책연구소 제공
연도별 등급 비율 변화량 ⓒ서울교육정책연구소 제공

20일 서울시교육청 서울교육정책연구소는 이런 내용의 ‘코로나19 전후, 중학교 학업성취 등급 분포를 통해 살펴본 학교 내 학력격차 실태 분석’ 연구 보고서를 지난 19일 공개했다.

연구진이 서울 시내 중학교 382곳의 2018년~2020년 1학기 학업성취 등급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코로나19를 겪은 학년이 국·영·수 전 과목에서 중위권 비율이 더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중학교 성적은 성취평가제(절대평가)가 적용돼 A(90점 이상), B(80점 이상), C(70점 이상), D(60점 이상), E(60점 미만)로 평가된다. 연구진은 2018~2020년 3년간 같은 학교 내에서 중위권에 해당하는 학업성취도 B~D 등급 2학년 학생 비율을 비교했다.

그 결과, 국어는 2018년 58.24%, 2019년 56.49%, 2020년 49.35%로 떨어졌다. 수학은 44.44%, 43.59%, 34.19%로, 영어는 44.13%, 42.56%, 35.14%로 각각 하락했다.

수학은 코로나19 이전에는 중위권 감소가 의미 있는 수준이 아니었으나, 코로나19가 발생한 2019년~2020년 사이에는 예년보다 중위권이 더 많이 줄었다. 다른 과목도 코로나19 시점에 중위권 감소 폭이 더 컸다.

실제 수학은 2018년~2019년 0.85%포인트 줄었지만 2019년~2020년에는 9.4%포인트나 감소했다. 국·영·수 평균은 2018년~2019년 1.39%포인트 떨어지는 데 그쳤지만, 2019년~2020년에는 7.99%포인트나 하락했다.

2019년과 2020년 중3 중위권 비율 변화  ⓒ서울교육정책연구소 제공
2019년과 2020년 중3 중위권 비율 변화 ⓒ서울교육정책연구소 제공

코로나19 여파를 겪은 2020년 중3의 1학기 성적을 2학년 시절 1학기 성적과 비교해 본 결과, 학년이 진급하면서 중위권 비율이 국·영·수 평균 12.2%포인트 줄었다. 반면 비교군인 전년도 중3의 경우 평균 3.8%포인트 감소했다.

특히 2020년 중3은 2019년 1학기 수학 중위권 비율이 43.59%였지만, 2020년 1학기 28.68%로 14.91%포인트 감소했다. 국어는 12.95%포인트, 영어는 8.84%포인트 줄었다.

연구진은 “학교 내 학력격차는 코로나19 발생 전부터 있었으나 대체로 코로나19 이후 그 정도가 심해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다만 연구진은 학생의 경제력, 교사 1인당 학생 수 등 환경적 요소를 고려하지 못한 한계가 있다면서 “서울시 전체 학생 수준에서 학력격차가 발생했는지 표준화된 시험 점수를 활용해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