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코로나19 스트레스로 ‘타인에 대한 분노’ 가장 크다”
청소년 “코로나19 스트레스로 ‘타인에 대한 분노’ 가장 크다”
  • 정희진 기자
  • 승인 2021.05.22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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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설문조사
“짜증 늘고 감사·주변 관심 줄어”
코로나19로 인한 청소년 스트레스 유형 ⓒ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제공
코로나19로 인한 청소년 스트레스 유형 ⓒ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속에서 청소년들은 ‘타인에 대한 분노’로 인한 스트레스를 가장 많이 받는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여성가족부 산하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은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2일까지 전국 9∼24세 청소년 862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한 ‘2021 청소년 정신건강 실태조사’ 결과를 22일 공개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스트레스를 묻는 항목에서 청소년들은 ‘타인에 대한 분노’에 가장 높은 3.76점(5점 기준)을 부여했다. 대표적으로 ‘마스크를 쓰지 않고 대화하는 사람들을 보면 화가 난다’는 등의 경우가 이에 속했다.

다음으로 ‘감염에 대한 두려움’(3.14점),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어려움’(3.10점), ‘감염에 대한 불안’(2.53점) 순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특히 여자 청소년이 남자 청소년에 비해 모든 영역에서 스트레스를 높게 지각했다”고 전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자주 느끼는 감정에 대해 응답자의 53.2%가 ‘불안과 걱정’을 들었다. 다음으로 짜증(39.3%), 우울(30.3%)이라는 응답이 많았다.

지난해 4월 진행한 조사와 비교하면 불안·걱정을 자주 느낀다는 응답 비율은 6.6%포인트 감소했지만, 짜증에 대한 응답은 2.7%포인트 올랐다.

주변인 등에 대한 관심을 자주 느낀다는 응답(3.6%)은 지난해보다 12.3%포인트 줄었다. 아울러 감사(4.8%), 평온(4.5%), 침착함(3.1%)을 자주 느낀다고 응답한 비율도 지난해보다 6.6∼7.4%포인트 줄었다.

청소년들은 코로나19로 인해 가장 힘든 점으로 ‘코로나19가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불안’(17.9%)을 가장 많이 언급했다. 이어 ‘외출 자제로 인한 갑갑함’(12.4%), ‘학교에 가지 못하게 됨’(11.2%) 등의 순으로 응답했다.

지난해에는 ‘생활리듬이 깨짐’(74.6%), ‘친구들을 만나지 못하게 됨’(72.0%) 등을 가장 힘든 점으로 답변해 올해와 차이를 보였다.

이번 조사의 책임연구자인 서미 박사는 “코로나19라는 위기 상황을 1년여 겪으면서 청소년들이 통제할 수 없는 위기에 대한 무력감과 불안감을 학습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런 부정적 감정은 친구들과의 단절로 고립감과 외로움이 더해지면서 심화하는 것으로 보여 청소년 사회성발달에 대한 지도가 절실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