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알코올성 지방간 있으면 알츠하이머병 위험 커진다”

서울대병원 박상민 교수팀 60세 이상 60만여 명, 10여 년간 추적

2022-08-22     서다은 기자

간에 과도한 지방이 쌓여 유발되는 비(非)알코올성 지방간을 가지고 있으면 치매에 걸릴 위험이 커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중년과 노년기에 발생하는 치매 중 가장 흔한 알츠하이머형 치매(알츠하이머병)에 노출될 위험이 커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22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상민 교수팀이 2009~2010년 새 건강 검진을 받은 60세 이상 성인 60만8994명(국민건강보험 공단 자료)을 2020년 말까지 10여 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이 중 8%가 치매에 걸린 것으로 확인됐다고 22일 밝혔다.

박 교수팀은 지방간 지수(FLI)를 활용해 연구 대상자를 ‘FLI가 낮은 그룹’, ‘FLI 중간 그룹’, ‘FLI가 높은 그룹’ 등 세 그룹으로 분류했다. FLI가 높을수록 알코올성 지방간을 가질 가능성이 높다.

박 교수팀이 추적한 10여 년간 8.0%가 치매 진단을 받았다. 이 중 7.7%는 알츠하이머형 치매, 0.1%는 혈관성 치매 환자였다.

FLI가 낮은 그룹은 치매 위험이 4% 낮았다. FLI가 높은 그룹인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의 치매 발생 위험은 5% 높았다. 특히 FLI가 높은 그룹의 알츠하이머형 치매 발생 위험은 FLI 중간 그룹보다 4%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혈관성 치매 발생 위험을 특별히 높이진 않았다. 혈관성 치매란 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는 뇌졸중으로 인해 치매가 발생한 경우를 말한다.

박 교수팀은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알츠하이머형 치매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다는 것이 이번 연구의 결론”이라면서 “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관리하면 치매와 관련한 질병 부담을 줄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치매는 전 세계적으로 약 5000만명이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알콜성 지방간 질환은 간에 생기는 대표적인 비감염성 질환으로, 유병률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현재 유병률은 성인 4명 중 1명꼴이다.

앞서 미국에서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의 경우 정상인보다 작은 뇌를 가졌고, 이는 뇌 노화 과정의 가속화로 볼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뇌의 노화 속도를 높여 치매 위험을 높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대한간학회지 최근호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