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화통역사가 바라본 농인의 세계] 기억해주세요! 농인과 대화하는 기술

2020-03-27     서다은 기자

1. 농인의 얼굴을 마주 바라보자
상대의 얼굴과 눈을 마주 보는 것이 처음에는 부담스럽고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수어는 눈으로 보는 언어이기 때문에 서로 마주 보지 않으면 대화가 이루어질 수 없다.
따뜻한 눈빛과 표정으로 상대를 바라보자. 마주보는 것이 어색해서 시선을 아래로 향하거나 이곳저곳을 보지 말고 농인의 눈을 자연스럽게 바라보자.   

2. 지금 감정에 알맞은 표정을 지어보자
당신은 지금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가? 거울로 자신의 얼굴을 한번 보자. 생각보다 표정이 무섭거나 무표정해서 놀랄지도 모른다.
많은 사람이 목소리와 발음을 좋게 하려고 노력을 한다. 하지만 표정에는 생각보다 관심이 없다. 그러나 수어는 표정이 매우 중요하다. 농인들은 표정으로 감정과 수어 문법적 요소들을 표현하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기쁨, 슬픔, 화남 등의 단순하고도 기본적인 감정을 표현하기 어려울 것이다. 세수할 때나 거울을 볼 때, 잠깐이지만 다양한 표정을 지어본다면 농인과의 대화에 도움이 된다.
정말 기쁜데 무표정이거나 어색한 표정을 짓는다면, 농인은 그 감정을 정확하게 파악하기가 어렵다.

3. 귀로 들리는 소리보다 농인이 수어로 말하는 것에 주의를 기울이자
청인은 소리가 나는 곳을 자신도 모르게 쳐다보게 된다. 그러나 중요한 일이 아니라면 농인의 이야기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농인이 수어를 하고 있는데 소리가 나는 곳을 향해 수시로 고개를 돌리게 되면 농인은 ‘내 이야기에 집중을 안 해주네. 나랑 대화하기 싫은가? 예의 없네.’라고 생각할 수 있다.
농인과의 대화 중에 공감의 뜻으로 고개를 끄덕여주자. 그렇다면 농인은 상대가 확실히 이해했음을 알 수 있다. 대화 중에 사정이 있어 중단해야 한다면 꼭 표정으로라도 양해를 구하고 대화를 끝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