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부터 논란 많던 ‘청년수당’… 효과는 아직 ‘물음표’

청년수당의 실효성을 검증할 만한 비교 대상 없어

2020-04-16     서다은 기자

서울시는 2016년부터 청년수당 정책을 시행했다. 부모와 개인의 소득에 상관없이 지급하는 첫 청년 복지실험이었다. 만 19세~34세 미취업 청년들의 구직 활동을 촉진하는 수당으로 매월 50만 원씩 최대 6개월간 지급하는 정책이다. 첫해 약 5000명이 혜택을 받았고 4년 후인 2020년, 서울시는 청년수당을 확대해 1차에만 23000명에게 지급했다. 현재 경기도는 물론 고용노동부, 부산시, 각 지자체도 예산을 편성해 청년에게 현금 수당을 지급하고 있다.
청년수당은 시행할 때부터 ‘한창 일할 젊은이에게 공돈을 준다’라는 반발과 ‘세금 낭비·포퓰리즘’이라는 비난이 있었다. 한편에서는 ‘벼랑 끝에 몰린 청년 세대를 위한 최소한의 안전망’이라는 옹호론도 있었다. 찬반의 논란이 많은 가운데 시행된 청년수당의 효과는 아직도 ‘물음표’다.

 

청년수당, 취업률을 높였나
실제 청년수당이 취업률을 높였을까? 답은 ‘알 수 없다’다.
서울시가 말하는 청년수당의 실효성은 2017년과 2018년 청년수당 참여자에 대한 추적조사 결과다. 이 조사에 따르면 2017년(응답 2002건)과 2018년(응답 3151건) 결과에서 청년수당을 받은 사람들의 취업률은 각각 47.2%와 47.1%다. 절반에 가까운 사람들이 청년수당 도움으로 취업에 성공했다는 게 서울시 주장이다. 하지만 업계 평가는 다르다. 무엇보다 비교 대상이 없다는 지적이다. 청년수당을 받지 않은 그룹과의 비교가 있어야지만 실제 효과를 검증할 수 있다. 하지만 해당 조사에는 그런 내용이 전혀 없다. 비교 기준이 없음에도 47% 취업률이면 충분하다고 주장한다. 어느 수준의 기업에 취업했고, 근무 조건은 어떤지에 대한 통계도 없다. 하지만 서울시는 실효성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지적에도 청년 지원정책을 대폭 확대해 나가고 있다.

 

실제로 증가한 건 20대 명품 구매건수
2019년 11월 롯데멤버스 명품 소비 현황 분석에 따르면, 명품시장에 20대의 유입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롯데멤버스에서 20대 구매 건수는 2년 새 7.5배, 연령대별 비중은 5.4%에서 11.8%로 늘었다. 20대 명품 매출 증가세는 신세계백화점(26.9%), 현대백화점(29.1%) 등에서도 비슷했다. 유통사와 브랜드 모두 20대 명품 구매자를 주목하고 이런 흐름을 반영해 최근 몇 년 간 상품과 매장 기획을 그들의 눈높이에 맞게 뒤바꾸는 추세다.
정말 아이러니한 결과다. 청년수당이 명품을 소비하는 데 쓰였다는 것은 알 수 없다. 하지만 모든 청년에게 청년수당이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것은 알 수 있다. 2019년 5월 점검 결과에 따르면 청년수당이 에어컨·한약·게임기 구입, 충치 치료·문신 제거 등에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청년들의 ‘용돈’이 된 것이다. 청년수당은 구직 활동 지원이 주목적이지만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일자리가 없어 취직을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생활이 어려운 청년들을 위한 선별적 복지는 꿈을 꿀 수 있는 기회를 주지만, 보편적 복지는 국가 부채와 국민의 세금을 늘리고 청년들을 무능하게 만들 뿐이다. 복지 예산은 정말 필요한 곳에 써야 한다. 청년들에겐 물고기를 잡아주는 게 아니라 물고기 잡는 방법을 알려줘야 한다. 청년수당이 정치인들의 행보를 위한 임시방편의 퍼주기 정책은 아니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