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기독교 강요”를 만화로 읽는다
<도서>“기독교 강요”를 만화로 읽는다
  • 관리자
  • 승인 2007.09.01 18: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만화 기독교 강요 1, 2(존 칼빈 원작 | 김종두 글.그림 | 생명의말씀사)
만화는 그림을 통한 메시지 전달 매체이다. 여러 종류의 만화들이 있지만 고품위의 지식 전달 매체로 대중에게 인기를 끌게 된 것은 이원복 교수의 ‘먼 나라 이웃나라’가 아닌가 한다. 그 후에 고우영의 삼국지를 비롯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종교 등 여러 분야에 걸쳐서 만화 기법을 활용한 콘텐츠들이 개발되어 지금은 장르에 상관없이 만화산업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각광받고 있으며, 대학교에서도 만화전공은 인기학과로써 그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그 동안 기독교관련 서적도 만화를 활용한 예가 많지만, 주로 성경을 소재로 하거나 어린아이들을 위한 시청각 교재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그런 점에서 기독서적 전문 출판사인 생명의 말씀사가 신학적인 관점에서 난해하다고 정평이 난 종교개혁자 존 칼빈의 걸작 “기독교 강요”를 만화로 시도했다는 자체부터가 획기적인 일이라고 할 수 있겠다.

존 칼빈! 그는 누구인가? 마틴 루터에 이은 위대한 종교개혁자이자, 신학자로서 한국 기독교를 대표하는 장로교 교리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는 “기독교 강요”의 저자이다. 기독교 강요는 중세 암흑기였던 16세기에 한 믿음의 선각자의 평생에 걸친 지적 성장과정을 보여주고 있는 저작물로서 저자인 칼빈의 영적, 지적, 신학적 자서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1535년 스위스 바젤에서 불후의 명작인 “기독교 강요” 집필을 시작하여, 1536년 6장에 불과한 라틴어 초판본을 출간하였고, 1539년 개역증보판 이후 해마다 개정을 거듭하여 1559년 최종판이 출간되기까지 23년간 수정 보완되어 성경을 조직신학적인 관점에서 가장 탁월하게 저술한 저자로써 1564년 칼빈이 소천할 때까지 필생의 역작으로 성경에 버금가는 방대한 분량을 남겼다.

일반 성도들은 물론 신학생 및 목회자들도 쉽게 읽혀지지 않는 이 책이 이제 두 권 분량으로 만화화 되어 우리 곁으로 왔다. 여기서 우리는 책의 내용도 중요하지만 “만화 기독교 강요” 프로젝트를 구상한 ‘김종두’라는 인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는 서양화를 전공한 미술학도로서 대학시절부터 기독교 고전과 교회사, 조직신학관련 서적에 심취하여 탐독하기 시작했다. 특히 존 칼빈, 조나단 에드워즈, 조지 횟필드 등을 영적 멘토로 마음에 깊이 새기며 그들의 저작물에서 드러난 하나님의 의도를 이해하려고 애써온 전형적인 만화 기획자이며, 만화기법을 통해 기독교 고전 들을 일반인들에게 쉽게 전달케 하려고 준비된 하나님의 사람이다. 그는 본서 서문에서 자신의 달란트인 만화기법을 통해서 온 땅에 여호와를 아는 지식으로 충만케 하는 것을 최대의 기쁨이라고 고백한다.

그의 의도를 간파한 생명의 말씀사가 김종두의 재능을 인정하여, 신학을 전문으로 하는 이들도 완독이 쉽지 않다고 하는 기독교 강요를 만화로 출간할 것을 제안하여 한국교회에 내놓게 되었는데, 이는 기독교 출판계에 하나의 이정표를 세우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만화로 “기독교 강요”를 썼다고 해서 신학적 수준이 낮아진 것이 아니라 한 컷 한컷 깊이 음미하지 않으면 내용 이해가 녹녹치 않은 걸출한 작품을 만들어낸 것이다.
저자가 기독교 강요를 만화화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하며 4년여 동안 칼빈의 제자가 되어 동고동락했다고 서문에서 밝히고 있듯이 그는 생명의말씀사에서 출간한 기독교 강요(상, 중, 하, 색인 - 전4권 번역자 : 김종흡)를 10번 이상 읽었고, 관련 서적을 30여권 정독했다. 이런 준비과정을 통해서 그는 기독교 신앙의 본격적 진술서이며, 성경안내서로서 성경의 복잡함을 풀어주는 필수품인 “기독교 강요”를 만화로 연출해 낸 것이다.
존 칼빈은 기독교 강요를 쓰면서 철저하게 성경에 그 뿌리를 두었고, 평생동안 기독교 강요를 계속 개정 및 보충하면서 동시에 신, 구약 성경 주석을 완성하였다. 즉 기독교 강요와 성경주석은 서로 보완적 관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기독교 강요의 특징은 두 가지로 요약하면 철저한 성경중심 사상을 바탕으로 하며, 간결하고 명쾌한 서술방식을 취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막상 읽으려고 하면 어려운 책으로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사전지식의 부재에 기인한다. 따라서 이번 기회에 만화 기독교 강요를 보면서 그림과 서술된 글속에 나타난 존 칼빈이 가졌던 함의를 내 지식으로 소화해 낼 수 있기를 바란다. 무더운 여름 바캉스는 못 하더라도 만화와 기독교 강요와의 만남을 통해서 북캉스라도 할 수 있기를 바라며 일독을 권하는 바이다.

사랑나눔작은도서관 사서 신만섭(libsms@hanmail.net)
2007/09/01 경기복지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