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개 선진국 중 한국만 ‘물질적 행복이 가장 중요’ 응답”
“17개 선진국 중 한국만 ‘물질적 행복이 가장 중요’ 응답”
  • 서다은 기자
  • 승인 2021.11.22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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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개국은 ‘가족'이라 답해
美 퓨리서치센터, 17개국 성인 1만8850명 설문

미국 여론조사 기관 퓨(Pew)리서치센터가 전 세계 17개 선진국을 대상으로 삶에서 가장 가치 있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 설문조사를 했다. 그 결과, 한국만 유일하게 ‘물질적 행복(material well-being)’을 1위로 꼽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 17개 선진국 국민들이 삶에서 가장 가치 있게 생각하는 것은 가족(38%), 직업(25%), 물질적 행복(19%) 순으로 나타났다.

가족을 최우선 순위로 꼽지 않은 3국은 한국·대만(3위), 스페인(4위) 등이었다. 대만의 경우 ‘사회(38%)’ ‘물질적 행복(19%)’ ‘가족(15%)’ 순이었고, 스페인은 ‘건강(48%)’ ‘물질적 행복(42%)’ ‘직업(40%)’ ‘가족(36%)’ 차례였다.

퓨리서치센터는 올해 두 차례에 걸쳐 미국·영국·프랑스·독일·일본 등 전 세계 17개국 성인 1만88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온라인 설문조사 결과를 18일(현지 시각) 공개했다. 이번 조사에서 퓨리서치는 ‘당신이 삶에서 가장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를 물었다. 응답은 주관식으로 받은 후, ‘물질적 행복’, ‘건강’, ‘가족’ 등 19가지 카테고리로 분류했다.

한국인은 ‘물질적 행복’을 삶의 1순위(19%)로 꼽았다. 이어 건강(17%), 가족(16%), 일반적 만족감(12%), 사회·자유(각각 5%) 순이었다. 대부분 국가에서도 ‘물질적 행복’은 5위 이내였지만, 1위는 한국이 유일했다. 17국 중 절대 다수인 14국에서 ‘가족’이 1위를 차지한 것과 대조적이다.

물질적 행복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과 달리 ‘직업’을 중요 가치로 평가한다는 답변은 한국에서 유독 낮아 눈길을 끌었다. 17국 대부분에서 ‘직업’은 3위 이내에 들었지만, 한국에서는 7위(6%)를 기록했다. 이탈리아(가족과 함께 공동 1위), 독일·프랑스·스웨덴·그리스·캐나다·호주·뉴질랜드·싱가포르(2위) 등과 비교했을 때 큰 차이를 보였다.

설문에 참여한 한국인 1006명 중 62%가 단답으로 응답한 것도 다른 나라와 대비된다. 전 세계 대상자 중 한 개의 답변만 제시한 응답자는 34%였는데, 한국은 거의 2배 수준으로 1위를 차지했다. 다른 나라 국민은 삶의 가치를 따질 때 여러 요인을 고려한 반면, 한국인은 단일한 것으로 본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물질적 행복’을 삶의 1순위로 꼽은 국가는 한국뿐이지만, 영국·그리스(6위)를 제외한 나머지 15국에서도 ‘물질적 행복’은 5위 안에 들었다. 어느 나라 사람이건 의식주와 같은 기본적인 요소를 중시하고 좋은 음식을 먹는 것 등의 물질적 행복의 가치를 높게 평가한 것이다.

동아시아권에서는 친구나 지역사회 등 공동체를 삶의 중요 가치로 평가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미국·영국에서는 ‘친구 등 공동체’가 삶의 중요 가치 2위에 올랐지만, 일본·대만(7위), 한국(8위) 등 동아시아 국가에서는 응답자 10명 중 1명 이하만 친구나 공동체를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