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연령 단축하고, 여성 경제 참여 제고해야”
한국의 생산성이 가장 높은 연령대(25~54세)인 핵심노동인구 감소세가 가속화되고 있어, 핵심노동인구의 고용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3일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 및 통계청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 전체 인구 중 핵심노동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45.3%로 OECD 38개국 중 두 번째로 높은 편이다.
하지만 ▲2030년 40.1% ▲2040년 34.7%로 낮아지다, 27년 뒤인 2047년에 이르면 31.3%까지 떨어져 OECD 국가 중 꼴찌로 내려앉는다. 이어 2060년에는 26.9%로, 38개국 중 유일하게 20%대에 진입한다.
한경연은 핵심노동인구 감소의 가장 큰 원인으로 저출산·고령화를 지목했다.
지난 10년간 OECD 국가들의 핵심노동인구는 연평균 0.2% 증가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0.5%씩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이 지난해 0.81명으로,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추세대로면 저출산에 따른 핵심노동인구 감소가 앞으로 더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핵심노동인구 감소가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이들의 경제활동참가가 저조한 수준이라는 점이다.
우리나라의 핵심노동인구의 고용률은 75.2%(지난해 1~3분기 평균)다. OECD 36개국 중 29위로, 평균(77.3%)에 못 미친다. 핵심노동인구 열 중 2~3명은 취업하지 않고 집에서 쉬고 있다는 것이다.
핵심노동인구 고용 부진의 배경은 ▲고졸 일자리 부족 ▲낮은 여성 취업률이 꼽힌다.
우선 우리나라 청년들은 취업을 위해 대학에 진학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낮은 고졸 청년 고용률과 무관하지 않다.
우리나라 고졸 청년 고용률은 63.5%로 34개국 중 32위로 최하위권을 기록했다. 고졸 구직자는 졸업 후 첫 직장을 갖는 입직 소요기간이 평균 35개월이 걸린다. 이는 대졸자들의 입직 소요기간 11개월에 비해 3배나 더 긴 것이다. 고졸 청년들의 취업이 어렵다 보니 졸업 후 첫 직장을 갖는 입직 소요기간이 선진국 대비 더 오래 걸린다는 것이다.
낮은 여성 취업률도 문제다.
육아, 임신·출산, 결혼 등으로 경력단절이 생기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여성 핵심노동인구 고용률은 64.1%로 OECD 38개국 중 31위로 낮은 편이다.
한경연은 핵심노동인구의 고용률을 높이기 위해 고졸, 여성이 노동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우선 고등학생을 위한 직업교육 및 훈련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OECD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직업교육을 받는 고등학생 비율은 2020년 기준 18%로 OECD 평균인 42%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또 여성 고용률 제고를 위해 시간제 근로제를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 핵심노동인구 여성 중 시간제 고용 비중은 6.2%로 OECD 평균인 9.3%보다 낮은 수준이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핵심노동인구 고용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교육과 노동시장의 연계를 높여 취업 연령을 단축시키고, 시간제 근로제, 일·가정양립정책 확대를 통해 여성의 경제활동참여 제고가 필수”라며 “특히 여성이 육아를 안정적으로 하면서 경제활동참여가 이뤄질 수 있다면 저출산 문제 해결에도 기여할 것”이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