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키우고 체지방줄이면 폐 기능 감소 늦춰
근육키우고 체지방줄이면 폐 기능 감소 늦춰
  • 이주근 기자
  • 승인 2022.03.16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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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육량 및 체성분 변화에 따른 FEV1 감소속도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근육량 및 체성분 변화에 따른 FEV1 감소속도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체지방을 줄이면서 근육 운동을 병행하면 폐 기능 감소를 늦출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대학교병원 강남센터 알레르기내과 이소희·김선신 교수와 서울대학교병원 알레르기내과 박흥우 교수 연구팀은 강남센터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1만5476명의 체성분 변화와 폐 기능을 평균 8.95년에 걸쳐 분석해 이러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16일 밝혔다.

체성분은 체지방과 근육량의 변화로, 폐 기능 저하는 숨을 최대로 들이쉰 후 1초간 최대한 내쉰 공기의 양인 1초 노력성 호기량(FEV1; Forced Expiratory Volume in 1 second) 감소 속도로 각각 평가했다.

그 결과 근육량이 감소하고 체지방이 증가할수록 FEV1 감소 속도가 빠른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들을 ▲근육 증가·체지방 감소가 가장 큰 그룹 ▲근육 증가·체지방 증가가 가장 큰 그룹 ▲근육 감소·체지방 감소가 가장 큰 그룹 ▲근육 감소·체지방 증가가 가장 큰 그룹 등 4개 그룹으로 나눠 폐 기능 감소 속도를 비교했다.

폐 기능이 감소하는 속도는 근육량은 증가하고 체지방은 줄어든 그룹에서 가장 느렸고, 근육량은 줄면서 체지방은 증가한 그룹이 가장 빨랐다.

남녀 모두 이런 경향이 있었으나 남성에서 차이가 더욱 두드러졌다. 근육 증가·체지방 감소가 가장 큰 남성 그룹의 폐 기능 감소 속도는 근육 감소·체지방 증가가 가장 큰 그룹 대비 1.6배에 달했다.

특히 근육과 체지방이 함께 증가한 그룹은 근육과 체지방이 함께 줄어든 그룹보다 폐 기능이 더 빠르게 감소했다. 이는 체지방 변화가 근육량 변화보다 폐 기능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연구팀은 밝혔다.

즉 근육이 늘더라도 체지방이 함께 증가하면 폐 기능이 더 빠르게 떨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근육이 빠지더라도 체지방이 감소한다면 폐 기능이 떨어지는 속도를 늦출 수 있다.

연구팀은 지방 조직에서 분비되는 염증 물질이 폐 조직을 손상하고 기관지 염증을 촉진해 폐 기능이 악화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소희 교수는 “건강한 성인은 체중 조절로 폐 기능 저하를 늦출 수 있음이 확인됐다”면서 “특히 체중 조절과 함께 근육량을 늘리면 감소 속도를 더 늦춰 폐쇄성 폐 질환 예방에 도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악액질·근감소·근육’(Journal of Cachexia, Sarcopenia and Muscle)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