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계획요? 재난현장 답사가 첫걸음이죠”-김희숙 사)성민원 복지과장
“봉사계획요? 재난현장 답사가 첫걸음이죠”-김희숙 사)성민원 복지과장
  • 관리자
  • 승인 2008.01.05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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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뉴스가 만난 이 사람!

김희숙 사)성민원 복지과장

“봉사계획요? 재난현장 답사가 첫걸음이죠”

계속하는 사랑의 밥차 무료급식에 엄지손가락 들어올리며
신뢰와 고마움을 전하는 주민들에게 책임감도 느껴져


사람이 아름답다는 것은 그가 가진 지식과 생각이 일상이 되어 만남이 감동이 될 때다.
요즘처럼 ‘사회복지’라는 말이 흔한 적이 있었을까 싶다. 규모와 체계와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프로그램들이 개발 되어 현장에 적용되면서 보다 큰 의미이긴 하겠지만 ‘복지기획’이란 말이 어색하지 않은 시절이다.

그 사람에게 넘치지 않게 필요가 채워지고 있는지, 모자라지는 않는지 점검할 여유가 없이 처음에 의도된 계획대로, 예산대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효과와 효율을 수치화하고, 결과를 자료화 한다. 그리고 잘 정리된 자료가 성과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사회복지는 사람이 사는 곳이 실천현장이다.

현장을 만나지 않고 구상한 계획은 그야말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모르는 채, 일방적으로 주고자 하는 것을 주는 일이 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한 해를 정리하는 12월 마지막 주를 앞두고 28일 토요일, 모처럼 성민원 법인 사무국에서 내근하고 있는 김희숙 복지과장을 만났다.

그는 그동안 기름유출사고가 난 충남 태안 소원면 구름포해수역장에서 지난 12월 12일부터 현재까지 10여명의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이동급식차량인 사랑의 밥차로 무료급식봉사를 주관해 왔었다.

“출발 당시만 해도, TV 뉴스 등 정확한 현장 상황을 알려주는 곳이 없었습니다. 하루분의 부식재료를 싣고 급한 대로 자원봉사자 5명과 함께 사고 지역인 태안으로 가면서 너무 계획없이 가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도 있었지만, 도착해 삶의 터전이 검은 기름으로 뒤덮힌 현장을 보고서야, 구체적인 봉사계획과 진행이 이루어질 수 있었습니다.”

“처음엔 생전처음 당하는 재난에다가 온통 낯선 사람들이 북적거리면서 당황하던 지역 주민들이 무료급식 지원을 시작한 지 2주가 지나면서부터는 얼굴에 미소를 띠고 마음을 나누며 말을 건네기 시작했습니다. 때때로 엄지손가락을 들어올리며 ‘내가 벌써 열흘 넘게 성민원 밥을 먹었지!’라며 고마워하시고, ‘성민원이야말로 처음부터 끝까지 어려운 우리와 함께 하는 곳’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는 책임감도 느껴졌습니다.”

“매일 이동급식 봉사를 하는 것이 쉽지 않을 텐데 어떻게 운영하고 있는지요?”
“요일별로 자원봉사를 신청한 분들 중 10명, 그리고 하루 1,000명분의 식재료를 전날 밤에 조리할 수 있도록 준비합니다.(주)삼천리, 미래에셋생명보험, 군포농협, 군포제일교회 등 기업과 교회에서 자원봉사자들이 후원과 봉사로 이 일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곳곳에서 ‘태안 자원봉사’모집에 대한 안내문을 볼 수 있는데 그냥 뜨거운 마음과 건강한 몸만 가지고 현장으로 가면 될까? 김 과장에게 봉사현장에 가려는 사람을 위해 ‘한 말씀’ 부탁했다.

“하루든, 지속적이든 태안 재난 현장을 찾는 분들은 효율적인 봉사활동이 될 수 있도록 물때를 피해 봉사할 수 있는 시간을 맞춰 왔으면 합니다. 오후 3시 이후에는 기름을 닦아내는 일을 할 수 없어 오고가는 시간, 식사시간을 감안해서 출발해야 하고, 마스크, 방제복, 장화 등 작업용 준비물도 확인해야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자연에 대한 겸허함, 재난을 당한 지역주민에 대한 배려하는 마음으로 봉사 활동 후 남겨진 오물, 쓰레기를 치우는 일이 주민들의 몫으로 남기지 않도록 조금 더 힘을 썼으면 합니다. 그리고 성민원 이동급식차를 적극 후원해 주세요!”

주민들이 하루라도 직접 자원봉사자들에게 떡국을 대접하고 싶다고 3일 하루 모처럼 휴식을 가졌던 이동급식차가 1월 4일 다시 출발한다. 다시 얼굴이 꽁꽁 얼어 빨갛게 볼이 틀 김희숙 복지과장과 사랑의 밥차 자원봉사자들에게 화이팅! 외쳐본다.

권연순 기자
2008/01/05 경기복지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