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찾아온 ‘경남 기부 산타’… 5년간 익명으로 5억4000만원 쾌척
올해도 찾아온 ‘경남 기부 산타’… 5년간 익명으로 5억4000만원 쾌척
  • 이루리 기자
  • 승인 2022.12.24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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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아동 의료비에 써달라” 손 편지도 보내
‘경남 기부 산타’가 보내온 성금과 편지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 제공
‘경남 기부 산타’가 보내온 성금과 편지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 제공

해마다 이름을 밝히지 않고 어려운 이웃을 위해 성금을 보낸 한 시민이 올해도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수천만원의 기부금을 전달해 온정을 더하고 있다.

23일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이하 모금회)에 따르면 자신의 신원을 밝히지 않은 A씨가 성탄절을 사흘 앞둔 지난 22일 모금회 입구에 신문지 뭉치를 놓고 갔다.

A씨가 놓고 간 신문지 안에는 동전과 지폐 등을 합친 4749만4810원과 손 편지 한 장이 들어 있었다.

편지에는 “병원비로 힘겨워하는 가정의 중증 병을 앓는 청소년·아동 의료비로 사용되길 바랍니다. 내년에는 우리 이웃들의 어린이들이 아픔이 뭔지 모르길 예수 그리스도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라는 메모가 적혔다.

모금회는 A씨가 첫 기부를 한 것은 2017년부터라고 전했다. 당시 연말 이웃돕기 성금 2억5900만원을 시작으로 5년째 거금을 쾌척했다.

경북·강원 산불, 이태원 참사, 우크라이나 전쟁 피해, 진주 안인득 방화 사건 등 사회적 이슈가 있을 때마다 성금을 전했다.

그가 5년간 40여 차례 기부한 누적액은 5억4500만원이다.

A씨는 기부금을 보낼 때마다 발신 번호는 제한한 채 모금사업팀장 직통전화로 연락한다.

이에 모금회 관계자도 A씨 연락처를 비롯해 그에 대해 아는 정보가 거의 없다.

모금회 관계자는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자 만나려고 시도했으나 A씨가 거절했다”며 “지역 말투를 사용하는 40~50대 남성이라고만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모금회는 A씨를 ‘익명의 기부 산타’로 부른다.

A씨는 올해 기부에 앞서 모금회에 전화를 걸어 “1년간 모은 적금을 보낸다. 중증질환을 겪는 아동 청소년 병원비로 사용되길 바란다”며 “행복한 성탄 보내시고 내년에 또 연락드리겠다”고 새해에도 따뜻한 기부 산타를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