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여름의 낙엽이 되게 했는가
누가 여름의 낙엽이 되게 했는가
  • 관리자
  • 승인 2005.03.17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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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물의 영장이라고 불리우는 사람이 때로는 모든 만물 중에 가장 어리석게 살 때도 있는 것 같다. 어쩌자고 남도 아닌 자신이 자신을 죽일 수 있는가? 죽기까지의 고통을 어떻게 감당하는 가에 대한 의문이 생긴다. 자신의 생명을 스스로 끊는 사람들은 자신의 생명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어 그것을 이루지 못했을 때 죽음을 선택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1996년 1월 6일에 라이브콘서트의 황제 김광석이 자택에서 목을 매어 자살을 했으며, 서지원과 듀오 듀스의 김성재가 약물 과다로 자살을 했으며, 외국인으로 미국배우 리버 피닉스, 인기그룹 너바나의 리드싱어 커트 코베인, 홍콩 영화배우 겸 가수 장국영, 20세기의 세계적 문호 헤밍웨이 등이 있다. 또한 최근에 현대아산 이사장인 정몽헌도 자살을 했고, 그 외 사장들이 줄줄이 자살을 했다. 전염병처럼.

유명인사들만 자살을 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두 자녀를 죽이고 막내를 안고 아파트에서 뛰어내린 주부, 남자친구에게 버림 받았다고 자살한 처녀, 카드 빚을 견디지 못해 자살한 사람, 성적이 떨어져서 비관하여 자살한 학생, 왕따를 당하여 고독을 이기지 못해 자살한 청소년들... 이시대에는 자살이 참으로 많다.

최근 10년간 사고로 죽는 사람은 줄어드는 반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은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또한 10년 전엔 30세 미만이 36.2%, 60세 이상 14.6%로 젊은 사람들의 자살률이 높은 반면, 요즘은 노인의 자살률이 높아져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2005년 2월 23일, 이은주라는 여배우의 자살 뉴스를 보았다. 젊은이들이 매우 부러워하는 인기 여배우, 이름만 대도 알만한 스타로 돈과 명예를 함께 가질 수 있는 자였으나 그만 아는 이유로 자살을 선택했다. 인터넷에는 자신들의 나름대로 추측을 쏟아내고 있다. 이은주가 자살을 선택하게 된 계기가 영화 ‘주홍글씨’에서의 과다노출 연기 탓으로 지목된 가운데 이은주의 가족 중 한 사람이 영화 ‘주홍글씨’가 우울증의 직접적 원인이 아니다‘라고 하기도 했다. 너무 착해서 너무 여려서 그런 것 이라고 하는 이들도 있다. 왜 25세의 꽃다운 나이로 스스로 목숨을 끊어야 했는가에 대해 모두는 궁금해 하지 않을 수 없다.

우울증이 자살의 동기가 되었다면 우울증은 왜 생겼는가를 생각해 보자. 한 여자로 자신의 순수성과 순결을 지키고 싶었으나 혹시 영화의 상업성에 밀려 인생의 회의를 가져오게 하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순수한 자살은 동기를 갖지 않는다. 자신만을 목표로 해야 자살이라고 할 수 있다. 경제나 수치심, 환경 등을 이기지 못해 죽음을 선택했다면 법률적으로는 자살이지만 구조적으로는 타살이다. 이은주의 환경이나 영화가 그를 죽음으로 몰라 넣은 것이라면 다시 한번 제 2의 이은주가 나오지 않도록 환경을 만들고, 우울증이 발병했을 때 빨리 치료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대부분의 자살자들을 살펴보면 인생을 너무 대단하게 보고 행복과 인기에 너무 집착하는 이들이 불행을 초래한다. 인간은 모두 불완전하다. 살다보면 장래가 보이지 않을 때가 있다. 인생에는 밤도 있고 낮도 있다. 또한 사람은 자신에게 조차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나약한 존재임을 알아야 자신에 대한 삶의 정립을 이룰 수 있다. 그가 남긴 유서에서 “엄마 사랑해”라고 한것 처럼부모를 생각했다면 자살 하지 않았을 것이다. 마음을 열어 놓고 함께 웃을 수 있는 사람이 있었다면, 인간의 죄성을 깨닫고 새롭게 하시는 조물주의 능력을 믿고 기도를 올렸다면 보기에 아름답지 못한 여름의 낙엽이 되지 않았을 것이다.

인간은 짐승과는 달리 사후의 세계가 있다. 자살도 살인임으로 형벌을 받게 되어 땅에서 보다 더 큰 고통이 있다. 이왕 태어났으니 낙원에 가는 것이 좋지 않은가? 죽을 정도로 환경이 어려우면 믿음 생활해서 새로운 세계를 깨닫는 것이 더 지혜로운 결단이 될 것이다.


글_권태진 목사 (사)성민원 이사장·군포제일교회 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