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C. S. 루이스를 추억하며
<Book>C. S. 루이스를 추억하며
  • 관리자
  • 승인 2008.06.21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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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루테이프의 편지
C. S. 루이스 지음/ 김선형 옮김/ 홍성사 / 230쪽


C. S. 루이스 (Clive Staples Lewis, 1898~1963)는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출신으로 20세기 그리스도인들에게 가장 큰 영향력을 끼친 인물로서 기독교 변증가이자 시인이며, 작가인 동시에 비평가요 영문학자였다.

그는 9살 때 어머니 플로라(Flora) 여사를 암으로 여읜 뒤 커크패트릭(W. T. Kirkpatrick)이라는 가정 교사에게로 보내졌는데, 엄격한 이성주의적 무신론자였던 그에게서 엄밀한 논리적 사고 훈련을 받았으며, 본래 성공회 배경을 가졌던 루이스는 이 무렵 확고한 무신론자가 되었다. 철저한 무신론자였던 루이스는 이때 "나는 어떤 종교도 믿지 않아. 증거가 없어. 철학적인 관점에서 볼 때 기독교는 최상의 종교도 아니야."라고 고백했던 적이 있다.

그러나 1929년 회심한 후 1931년 절친한 친구 J.R.R.톨킨(반지의 제왕 작가)과의 진지한 대화 중에 전혀 다른 고백을 한다. "우리가 '사실'이라고 부르는 것 즉, 실제로 있었던 성육신과 십자가에서의 죽음, 그리고 부활을 통해 그 존재를 보여주신 하나님이 곧 기독교다"라고 고백하며 수많은 기독교 서적을 집필하였다.

저자는 치밀하고도 논리적인 정신과 명료하고 문학적인 문체로 기독교인들이 고민해온 신학적 질문들에 대해 명쾌한 해답을 제시한 작가로서 <헤아려 본 슬픔>, <고통의 문제>, <시편사색>, <순전한 기독교> 등과 더불어 그의 유일한 판타지 소설이면서 가장 대중적인 사랑을 받은 작품 <나니아 연대기>등이 있다. <나니아 연대기: 사자, 마녀 그리고 옷장>는 기독교적인 내용을 보편성 있는 주제로 승화시켜 전 세계인들의 공감을 얻는데 성공하였으며 7번째 이야기 <마지막 전투>는 이 <나니아 연대기> 를 대표하여 카네기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나니아 연대기>는 <반지의 제왕>, <어스시의 마법사>와 함께 판타지 문학의 3대 걸작으로 꼽히고 있다. 참고로 요즘 인기리에 상영되고 있는 환타지 영화 󰡒나니아연대기 : 캐스피언 왕자󰡓 도 저자의 작품이다.

이번에 소개하려고 하는 󰡐스크루테이프의 편지󰡑는 우화 기법을 통해 인간의 삶과 본질을 새로운 각도로 보여주는 저자의 대표작으로 스크루테이프라는 경험 많고 노회한 삼촌 악마사탄이 신출내기 조카 악마인 웜우드에게 인간을 유혹하는 방법에 대해 조언한 31통의 편지로 이루어진 책이다. 그는 이 책을 통하여 가족 간의 갈등, 기도의 어려움, 영적 침체, 인간의 본성, 남녀 간의 차이, 사랑, 쾌락, 욕망 등 그리스도인들의 여러 삶의 영역들을 다루고 있다.

이 책의 특징은 우리가 협오스럽게 생각하는 악마사탄을 아주 진지하게 다루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는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신앙적으로 굳건하게 보여도 악마사탄의 달콤한 유혹과 거짓말 혹은 여러 가지 미묘한 속임수에 빠질 수 있다고 전제한다. 기독교인을 '환자'로 비유하는 저자는 악마사탄의 입을 통하여 인간의 심연 안에 있는 속물적인 근성과 위선 그리고 욕심을 섬세하게 묘사하면서, 하나님에 대한 믿음이 '교만이 가득한 믿음'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고 있다.

비록 저자는 이 책에서 악마사탄의 관점에서 글을 풀어가고 있지만 실제적으로는 인간의 삶을 새로운 각도에서 조명하고 있다. 악마사탄 스크루테이프는 '사랑'을 빼놓고는 모든 것을 아는 자로 묘사된다. 악마사탄은 최고의 심리학자요 철학자이며 신학자이지만 그는 '사랑'에 대해 전혀 아는바가 없다. 이 책은 악마사탄의 관점에서 모든 상황과 사실을 받아드려야 하하므로 한번 뒤집어서 생각해야 하는 수고가 필요하다. 그럼에도 저자는 이 책을 통하여 우리에게 사랑이 없으면 아무 것도 아니라는 평범한 진리를 일깨워주며 사랑은 바로 죽음보다 강한 힘이요 하나님의 신비임을 강조하고 있다.

이 책은 악마사탄의 전략과 생각을 이해하는데 참고가 될 것이며 더러는 충격적인 내용도 있고. 풍자적이므로 우리의 아픈 부분을 건드릴 수도 있다. 그렇지만 작가의 글이므로 진리가 아닌 부분도 있을 수 있을 수 있음을 이해하고 읽어야 한다. 이 책이 우리의 영적 삶에 또 하나의 통찰력을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하며 일독을 권한다.

(사랑나눔(작은)도서관 사서 신만섭libsms@hanmail.net)

2008/06/21/ Copyright ⓒ 경기복지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