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 사창가 쪽방동네 ‘노숙인의 자활의지’18년간 심어
영등포 사창가 쪽방동네 ‘노숙인의 자활의지’18년간 심어
  • 관리자
  • 승인 2005.04.17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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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망없는 이들이 내뱉는 욕설속에서 비참한 눈물 발견
-700여명 노숙자들에 매일 급식제공 야간엔 순찰활동도


지난1월 서울역사 노숙인 사망사건을 계기로 TV의 한 시사프로그램이 노숙인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 방영하였다. 평범하고 건강한 시민이 어느 날 노숙인이 되고 부랑인으로 변해버린 모습을 시청하면서 많은 이들이 충격을 받았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IMF 체제 이후 6,000여명에 달하던 노숙인이 전체적으로 감소되었지만 거리노숙인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04년 12월 기준, 노숙인은 총 4,466명(쉼터 3,497명, 거리969명)이며 주로 서울 68% (3,044명), 부산 10%(462명)등 대도시에 집중되어 있고, 거리노숙인은 969명으로 70%(679명)가 서울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실정이다.

노숙인은 주로 IMF 체제 이후 실직. 가정해체 등 사회구조적 원인과 질병. 장애 등 개인적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생되었는데 노숙이 장기화되면서 일부는 부랑인화 되고 있고, 사생활 등의 사유로 쉼터 입소를 기피하는 거리노숙인 들이 늘어나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관계부처와 관련 단체, 전문가들이 모여 노숙인 관련 주요 현안에 대한 대응방안들을 나름대로 제시하고 있지만 상담보호센터 추가, 응급잠자리 제공, 여성노숙인 전용공간확보, 거리노숙인 건강검진, 노숙인 자활사업 강화 등의 프로그램과 복지서비스만으로 자활의지를 세우기는 역부족이다.


[87년부터 노숙인 상처 보듬어]

서울 영등포역 화려한 롯데백화점 옆을 지나 역전파출소 안쪽으로 들어가면 ‘청소년 통행 금지구역’표지가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빈민가(사창가)가 있다. 자유당 시절부터 윤락가로 알려진 곳, 불법과 폭력, 술과 매춘으로 유명한 곳에 20여 년전부터 가족과 뿔뿔이 흩어진 사람들이나 장애인, 독거노인, 전과자, 막노동자, 노숙자 등 소외된 이들이 하나둘 모여 살게 되면서 이곳만의 특별한 슬럼문화가 형성되었다.

이곳에서 광야교회 임명희목사는 1987년부터 18년째 노숙자, 부랑인, 쪽방사람들의 상처를 보듬고, 안아주는 어머니와 같은 사역을 감당하고 있다.
쪽방주민들(현재 600여명)과 영등포역 주변의 노숙인들(쉼터포함 200여명)이 모여 있는 이곳에는 크고 작은 폭력사고, 강력사건, 살인사건 등이 자주 발생한다.

119구급차가 가장 많이 드나드는 곳, 대낮에 길 한복판에서의 칼부림, 혈액원에 피를 뽑아주고 받은 돈으로 쌀 대신 술을 사러 가는 알코올 중독자, 먹여주고, 재워주는 임 목사를 향해서도 협박과 폭력이 거침없던 그들이 임목사가 사랑하는 사람들이다. 일명 ‘쪽방’은 성인 한 사람이 잠만 잘 수 있는 0.5평~1평정도의 비좁은 공간이다. 이곳에서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사람들이 일세 5~8천원, 월세 15~20만원을 내고 살고 있다.


[내적치유프로그램 통해 ‘다시서기’에 성공하는 이들 늘어]

임목사가 사막처럼 메마르고 생명을 기대할 수 없는 광야 같은 이곳에서 지치지 않고 18년간 이들과 함께 생활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거친 폭력과 알코올 중독자의 겉모습 속에 갇혀진 그들의 상처받은 영혼을 보았기 때문이다.

사랑받은 체험이 없고, 건전한 사회성을 배울 기회도 없이 밑바닥에서 태어나 그 속에서 자라온 이들, 절망도 소망도 없다며 죽을 날만 기다리는 이들이 내뱉는 욕설의 껍질 속에 웅크린 비참한 눈물을 보았기 때문이다.

현재 광야교회에서는 700여명의 노숙자들에게 매일 세끼 무료급식을 하며, 영등포역에서 드리는 화요 자정 역전 예배 후 식사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야간에는 영등포 역사 주변을 순찰하여 생명이 위급한 거리 노숙인들을 드롭인센터(drop-in center)로 옮기는 야간순찰도 병행하고 있다.

교회당에서는 80여명의 성도들이 합숙하고 있고 노숙자들의 내면의 상처와 아픔들을 하나님과의 진정한 만남이 있는 내적치유프로그램을 통해 ‘다시서기’에 성공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또한 광야교회에서는 수년 전에 80여 교회 및 단체의 도움으로 불우한 과거를 갖고 있는 주민들의 합동결혼식을 치렀고, 광야쉼터, 쪽방상담소 운영을 통해 쪽방주민의 애로사항 및 상담, 직업알선과 직업전환교육을 하고 있다.
또한 지역 주민들의 일상생활 편의를 위해 상담실, 휴게실, 샤워실을 무료로 개방하고 있다.


[홈리스복지센터 건립 추진]

임목사가 쪽방사람들과 함께 생명의 위협 속에서도 그들의 소망 없는 고통의 삶을 보듬고 사역하면서 절실히 깨달은 것은 “그들에겐 의·식·주 문제 해결과 정신적, 육체적 치료 등의 일반 복지 서비스가 필요하다. 그러나 더더욱 필요한 것은 그들에 대한 이해와 그들을 안아주는 포근함이며 더 나아가 그들의 사분오열된 내적 자아를 하나로 만들어 주는 자아의 통일과 자신이 참으로 귀하고 소중한 존재임을 깨닫게 해주는 자기발견이 필요하다.

또한 그들에게 산 소망과 새로운 삶의 가치를 부여해주고 강력한 힘을 발휘하며 살 수 있도록 은혜를 공급해 주시는 하나님을 만나도록 만남의 장을 마련해 주는 것” 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현재 광야교회 주변의 쪽방들은 지방자치단체의 녹지조성 계획에 따라 철거될 위기에 놓여 있다. 2003년 10월 영등포구청에 의해 영등포1동 쪽방이 철거되었고, 광야교회가 있는 영등포2동의 쪽방들과 교회도 철거를 눈앞에 두고 있다.

최근 언론을 통해 2차 철거계획이 보도되자 빈곤사회연대(준)등 5개의 단체가 주거빈곤 해결을 위해 정부가 나설 것을 촉구하기도 했으나 광야교회에서는 최저주거기준 미달가구수에도 들어가지 못해 보호의 대상에서 제외된 쪽방사람들에게 보호와 치료,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소망을 주는 사역을 지속하기 위해 홈리스복지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새로 건립되는 홈리스복지센터는 지하1층은 잃어버린 영혼들이 진정으로 회복되는 공간의 예배실, 1~3층까지는 노숙인들과 쪽방주민들을 위한 종합복지공간으로 무료식당, 목욕탕, 세탁실, 사무실, 무료진료소, 학습실, 체육실, 휴게실, 상담실, 다목적실로 사용, 4~7층은 공동체 합숙소로 이 시대 교회에게 맡겨주신 노숙인들을 섬기고자 한다.

이 센터건립을 위해 임 목사는 각계의 후원을 요청하는 한편 4월~6월까지 미국한인교회초청으로 센터모금을 위한 집회를 시작했다.

전국 각지에서 실패와 좌절의 시린 가슴으로 자포자기하여 몰려든 이곳 노숙인들은 내가 돌봐야 할 책임이 있는 가족, 우리시가 감당해야 할 병든 시민, 우리의 모른 척 할 수 없는 동료들이다.

시대의 사명으로 알고 감당해온 광야교회가 불모속에서도 ‘노숙인의 자활의지’라는 사랑의 열매를 계속하여 맺어갈 수 있도록 각계 각처의 후원이 이어져 광야에서의 기적이 모든 이들앞에 펼쳐지기를 기대해 본다.



*후원*********************************************

-송 금 처
신한은행 304-01-106355 (예금주 광야교회)
국민은행 014-01-0927-497 (예금주 광야교회)
homepage:// www.kwangya.org

권연순 기자 (2005.4.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