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배우며 가정이 달라졌어요”
“우리말 배우며 가정이 달라졌어요”
  • 관리자
  • 승인 2005.04.17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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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을 위한 한글반’ 한국남자와 결혼한 외국여성에게 말과 글 문화 가르쳐


“사과 같은 내 얼굴 예쁘기도 하지요 눈도 반짝 코도 반짝….”

“얼마예요.” “100원, 500원, 천원, 5천500원입니다.”

신나게 노래를 부르며 눈과 코와 입을 익히는 외국인들. 예쁜 얼굴(?)이라는 말에 연신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사)성민원에서 운영하는 외국인을 위한 한글반은 매주 목요일 10부터 오후 1시까지 학습과 문화체험을 가르치는데, 1교시에는 쓰기, 듣기 말하기 교육으로 2교시에는 시장보기, 소개하기, 병원가기, 문화, 예절 등의 생활문화를 접할 수 있다.

처음엔 언어와 문화가 다른 이국생활에 적응이 안돼 우울증을 호소하기도 했지만 이젠 한글반을 통해 한국의 문화를 배우면서 남편과 가족들을 이해하게 되고 말을 익히면서 밖에 나가는 두려움도 줄어들어 한국생활에 재미를 더해가고 있다.

노살린(필리핀)은 한국어를 배우면서 생활에 자신감이 생겨 남편과 동행하던 병원도 이젠 혼자 다니고 있다. 로웨나(필리핀)는 말을 배우고 문화를 익히면서부터 시댁식구와 관계가 좋아졌고 남편과의 사랑도 깊어졌다. 제이미(필리핀)은 노환의 시아버지를 모시고 살면서 부부간의 심한 갈등으로 본국으로 돌아갈 위기에 처해 있었는데 한글반을 통해 말끔히 해결했다. 모두가 강사들의 따뜻한 사랑 덕분이다.

유미(일본)는 남편과 네덜란드에서 만나 결혼해 우리나라에 오게 됐는데, 혼자서 공부하다가 체계적으로 우리말을 배우다보니 아이 양육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한다.

추즌(아프리카)은 “한국에와서 여러종류의 사람을 만났는데 한글반에서 공부하면서 진정한 행복을 느꼈다”고 했다. 특히 추즌은 피아노를 잘 치는 ‘한국여자와 결혼하고 싶다’는 맘을 내비쳐 한동안 주위 사람들을 웃게 만들었다.

나라와 민족을 초월한 모든 사람은 대화가 이루어져야 행복을 느끼며 만족을 느낀다. 가정도 마찬가지이다.

이런 의미에서 (사)성민원이 운영하는 ‘외국인을 위한 한글반’은 소외된 외국인들에게 한글을 가르칠 뿐 아니라 건강한 가정 세워 가는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작년 6월에 시작한 한글반은 강사들의 깊은 관심과 자원봉사들의 헌신으로 한글을 가르치는 것 이상의 사랑을 전하고 있다.(문의 397-6754~5)


-노희경 명예기자 (2005.4.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