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가정 지키기-돼지책
행복한 가정 지키기-돼지책
  • 관리자
  • 승인 2009.02.21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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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책
앤서니 브라운 글,그림/ 허은미 역/ 웅진닷컴


현대는 부모 자녀 할 것 없이 시간과 체력이 허락하는 대로 서로 도우며 살아야 하는 게 요즘 사회의 현실이다. 이러한 사회에서 여성의 역할이란 어떤 것일까? 여기에 가정생활과 직장생활을 힘겹게 꾸려가던 가정주부가 행복한 차 수리공이 되기까지 남편과 자녀들의 도움을 이끌어낸 한 가정의 이야기가 있다. 앤서니 브라운이 쓴 『돼지책』(웅진 주니어 출판사))은 겉표지부터 의미심장하다. 무표정한 한 여인이 행복하게 웃는 성인 남자와 미소짓는 두 아이들까지 세 남자를 업고 있는 그림이다. 피곳씨의 가정생활이 들어 있는 이 책은 겉보기에는 아무 이상이 없는 평범한 가정집 이야기 같다. 회사에 다니는 아빠와 학교에 다니는 두 아들, 그리고 집안일을 하고 직장에 나가는 엄마. 그런데 화려한 의상을 입은 아빠와 아이들에 비해 칙칙한 의상을 입은 엄마, 볼까지 상기되어 행복한 웃음을 짓는 아빠와 아이들에 비해 얼굴조차 등장하지 않는 엄마의 지친 일상이 대조적으로 그려져 있다.
바쁘고 지친 일상에 혐오감을 느낀 엄마는 결국 ‘너희들은 돼지야.’라는 쪽지를 남기고 집을 나간다. 돼지처럼 자신들의 욕구만 채우고 아내나 엄마의 처지를 배려하지 않던 세 남자들은 드디어 집안일을 몸소 해보며 집 나간 아내와 엄마의 빈자리가 얼마나 컸는지 실감하게 된다. 세 남자가 아내와 엄마를 절실히 필요로 할 때 처음으로 밝은 색의 티셔츠와 멋진 자켓을 입은 엄마가 돌아온다는 이야기이다.
이 책은 여성이든 남성이든 휴식 없이 지속적으로 한 사람에게만 많은 일이 주어지는 것은 결국 질병과 우울로 이어져 밝은 가정생활을 해치고 그것은 곧 사회의 병폐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결코 불쾌하지 않게, 그러나 의미 있게 지적하고 있다.
오미선 객원기자

2009/02/21/ Copyright ⓒ 경기복지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