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념, 용기와 노력이 결집되면 불가능이란 없다
신념, 용기와 노력이 결집되면 불가능이란 없다
  • 류태영
  • 승인 2009.06.20 16: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류태영 박사의 VISION 이야기[11]

신념, 용기와 노력이 결집되면 불가능이란 없다

히브리대학 사회학박사
건국대 부총장 역임
농촌·청소년 미래재단 이사장

건국대학교의 한민족문화연구원 원장으로 재직하던 시절이었다. 어느 날 이사장이 꼭 추진하고 싶은 일이 있어 제안을 했는데 모두 불가능하다고 반대하여 철회되었다며, 그래도 자신은 이 일을 꼭 하고 싶다면서 도와달라고 했다. 세계 각국에서 두께가 30센티미터, 폭과 높이가 각각 1.5미터에 3톤 정도 되는 돌을 기증받아 그 나라의 국민이 좋아하는 상징적인 문구를 새겨서 ‘언어문자 기념비 공원’을 만드는 것이었다.

“전적으로 불가능한 일이지만 류 박사님은 할 수 있을 것입니다.”라며 이사장은 도와줄 것을 간곡히 부탁했다. 더구나 학교에서 지불할 수 있는 예산은 한 푼도 없고, 단지 돌이 들어오면 새기는 비용과 세우는 비용만 부담하겠다는 것이었다. 비용 한 푼 안 들이고 세계 각국에서 그 크고 무거운 돌을 운반해오라니…, 어찌 보면 상식에 어긋난 제안일 수 있었다. 그러나 이사장의 부탁을 받아들여 해보겠다고 했다. 일단 이스라엘 돌부터 가져와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래서 직접 이스라엘 외무성에 계획서를 작성해서 가져갔다. 비석을 세우려는 목적과 기대효과와 활용도를 그럴듯하게 작성한 후 외무성의 차관보를 만나 계획을 이야기하며 협조를 부탁했다.

“다른 나라 돌비석은 다 세워졌는데 이스라엘만 빠지면 되겠습니까?”
“이스라엘이 빠지면 안 되지요, 이스라엘도 꼭 넣어주세요.” “그러면 이스라엘 석을 기증해주시기 바랍니다. 저희들은 꼭 기증한 돌로만 세우기로 했습니다.” 그러자 담당자는 난색을 표하더니 정중하게 말했다. “저도 도와드리고 싶지만 저희에게는 그럴 만한 예산이 없습니다.” 그만한 돌을 사서 한국에 부치려면 적어도 한화로 약5~6백만원의 비용이 들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물러서지 않고 예루살렘에 있는 한 석재상의 사장에게 내가 시키는 대로 전화 한 통만 해주면 돌은 내가 얻어오겠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차관보는 내가 시키는 대로 석재상에 전화를 걸었다.

“서울에 있는 한 대학교에서 세계 각국에서 기증받은 돌을 가지고 언어문자 기념비 공원을 세운다고 하는데 우리도 이스라엘을 상징하는 문구를 새겨서 참여하고자 합니다. 이 일에 장관이 특별히 관심을 가지고 귀 회사에서 돌을 하나 기증하기를 원하십니다. 구체적인 것은 류 박사가 설명할 것입니다.”
차관보가 직접 예루살렘 석재 사장과 전화 통화를 마치자 나는 석재회사를 찾아갔다. 사장은 기다렸다는 듯이 나를 반겨 맞았다. 그는 장관이 자기 회사에 관심을 가지고 지명해준 사실과, 자기가 기증한 돌이 이스라엘을 상징하는 문구를 새긴 기념 비석이 되어 세계 각국의 비석과 함께 전시된다는 사실에 몹시 들떠 있었다. 그는 내가 도착하자마자 나를 산처럼 쌓인 돌들 앞으로 데려가더니 자랑스럽게 말했다.

“이 중에서 맘대로 돌을 골라보십시오. 어떤 돌이든 원하는 규격으로 기증해드리겠습니다.”
이렇게 해서 돌을 일단 해결되었다. 문제는 운반비용이었다. 한국으로 그 거대한 돌을 운반하려면 예루살렘에서 홍해항구까지, 다시 한국 인천항구까지, 그리고 인천항에서 건국대학교까지 그 운반비용이 엄청났기 때문이다. 나는 또 같은 방법으로 차관보에게 텔아비브에 있는 이스라엘 짐라인 해운회사의 사장에게 전화를 걸어줄 것을 부탁했다. 그리고 해운회사 사장을 찾아가 이야기했다.

“예루살렘의 큰 돌 한 개를 서울에 있는 건국대학교 마당까지 운반해야 하는데, 만일 당신 회사가 이 일에 협조해주면 돌 뒤에 당신 회사 이름을 새겨주겠습니다. 그러면 당신 회사 이름이 세계 각국에 알려질 것입니다.”
해운회사 사장 역시 자신의 회사 이름이 비석에 새겨진다는 말에 그렇게만 해준다면 우리 회사의 영광이라며 도리어 내게 고맙다고 거듭 인사를 했다. 이렇게 일이 이루어지자 당시 이스라엘 외무성 사람들조차 “우리들도 해결 못 할 일을 당신이 해냈군요.”하면서 내게 외무성의 상임고문을 맞아달라는 요청을 해오기도 했다. 이후 다른 나라의 돌들도 이런 방법으로 추진하여 결국 세계 각국의 돌들을 십 원 한 푼 안들이고 건국대학교 도서관 앞까지 들여오게 되었다. 현재 건국대학교 도서관 앞에는 이렇게 얻어진 세계 60개국의 커다란 돌비석들이 세워져 있다. 처음부터 불가능하다는 마음을 가지면 이루어질 수 없는 일이었다.

나는 무슨 일을 만나든지 ‘불가능’이란 단어는 절대 떠올리지 않는다. 대신 어떤 일을 시작하든 반드시 된다는 확신과 되게 한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일을 추진한다. 무슨 일이든지 한번 자기 마음속에 ‘할 수 있다’, ‘해내야 한다’, ‘하고야 만다’는 굳은 의지가 강하게 작용하면 신념이 된다. 신념이 되면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용기가 따라붙는다. 주어진 여건에서 최선을 다해 노력하면 강한 의지와 신념, 용기와 노력이 결집되어 안 되는 일이 거의 없다. 단지 시간이 많이 걸리고, 인내하면서 노력하기에 달려 있다. 어려운 일일수록 쉽게 생각하라. 무슨 일이든지 어렵게 생각하면 한없이 어렵고 쉽게 생각하면 쉬운 법이다. 가장 좋은 방법은 정면 도전이다. 어떤 일이든 부딪쳐봐야 방법이 나온다.

2009/06/20/ Copyrightⓒ경기복지뉴스